'박원순 보은론' 맞물려 기대감…바른정당 선거연대 여부도 변수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최근 공식 석상에서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시사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선 패배의 아픔을 딛고 당 대표로 선출된 안 대표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정치적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은 여전히 물음표다.
하지만 '안철수호(號)'의 국민의당이 지지율 답보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안 대표는 물론 중진들이 모두 나서 배수의 진을 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당에서 결정하면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어디에든 나가겠다. 그러려고 대표로 나온 것"이라면서 "중진들도 지방선거 출마 결단을 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이튿날 서울 여의도에서 광주·전남지역 매체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하면서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당내 인사들은 안 대표의 직접 출마 의지가 상당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호준 서울시당위원장은 2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안 대표와 독대한 자리에서 '안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에 대해 당내 여론이 굉장히 높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그랬더니 안 대표가 '당에서 원하면 어디든 나서겠다'고 했는데, 나는 사실상 출마하겠다는 대답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안 대표 주변 당직자들은 아직 신중한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지역위원장들에게 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본인도 모두 내려놓겠다는 차원의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가 원래부터 당이 원하면 지방선거에 나간다는 스탠스였다"면서도 "다만 당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입장에서 먼저 출마하겠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안 대표가 원칙론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내년 6월을 예단할 수는 없다"며 "당 상황이 나아지면 서울시장 후보로 외부 인사를 영입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아직 출마 여부가 확실하게 결론 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안 대표는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후보군 중 한 명으로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안 전 대표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현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했던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박 시장을 향해 '양보론' 내지는 '보은론'이 제기되는 것도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안 대표뿐만 아니라 다른 중진·다선의원들이 모두 지방선거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호남 3선인 유성엽 의원은 지난 22일 안 대표와 당내 국회의원·지역위원장들이 참여하는 채팅방에 "내년 지방선거에 당의 대표급 중진들을 어떻게 전진 배치할지 궁리하는 게 맞다"는 글을 올렸다.
4선의 박지원 전 대표도 최근 라디오에 출연, 전남지사 출마 의사를 피력하면서 "안철수, 손학규, 천정배, 정동영, 박지원, 이런 당 대표급 인사들이 전면에서 뛰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안 대표에는 부산시장을 권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이와 관련해 안 대표 주변에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다.
부산시장은 중앙 정치무대에서 너무 멀어지는 선택인 데다, 당 전체에 미치는 효과로 봐도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정책연대를 넘어 선거연대까지 타진키로 한 상황인 만큼 향후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거나 공동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는 것까지 현실화될 경우 실제 출마자들의 면면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안 대표가 선거연대를 목표로 하고 인재영입에 나선 상황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단언하면 과연 누가 들어오겠나"라며 "아직 출마 여부를 확정 지을 시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바른정당과 선거연대에 성공하고 당 지지율이 올라간다면 서울시장 등의 후보로 모실 분들이 많다"면서 "그런 계획들이 어떻게 실현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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