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구속·금융영장에 이어 통신영장도 신청 예정
(양평=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 장인 살인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양평경찰서는 살해 피의자 허모(41)씨의 인터넷 게임 접속기록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피의자가 수천여만원의 빚을 진 상태였다고 진술함에 따라 인터넷 게임과 채무 간 관련성을 살펴보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 경찰은 허모(41)씨의 인터넷 게임 관련 접속기록 확인하고자 통신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우선 허씨가 어떤 인터넷 게임 아이디를 보유하고 있는지 조사한 뒤, 해당 게임사에 요청해 접속기록, 아이템 거래 내역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허씨는 경찰에서 8천여만원의 빚을 져 매월 200만∼300만원의 이자를 갚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허씨가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채무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게임 아이템은 종류에 따라 수백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경찰의 통신 영장 신청은 범행 동기에 대한 신빙성 있는 진술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허씨의 범행과 인터넷 게임인 '리니지'를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또 계좌 추적 등을 벌여 허씨의 전체 부채 규모를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허씨 진술과 달리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허씨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 도구 등 수법, 범행 후 행적 등에 대해 신빙성이 낮은 진술을 하거나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전날 오후 프로파일러 2명이 허씨를 면담했으나, 허씨는 유치장 생활 등 일상적인 내용에 대한 질문에만 간단히 답할 뿐 대부분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했다.
이에 경찰은 윤씨가 사는 마을 입구 CC(폐쇄회로)TV를 분석하는 등 다각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허씨는 사건 당일 오후 5시 12분께 현장으로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그 이전인 오후 3시와 오후 4시께에도 한 차례씩 현장으로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사건과의 연관성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허씨 차량에 장착됐던 블랙박스는 지난 19일 오후 5시께 2초 분량의 영상이 촬영됐을 뿐 이후에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누군가 영상을 일부러 지우는 등 임의적으로 삭제된 내용은 없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허씨 휴대전화 최근 사용내용 분석과 관련해서는 범행 전날 10여 건 등 그 이전의 발신 내용은 확인되지만 사건 당일에는 발신 내용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확인된 발신 내용도 모두 허씨가 업계 지인 등과 한 전화라서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허씨가 수천만원의 빚을 졌는지 확인해보고, 실제로 빚이 있다면 게임 중독으로 인해 생긴 것이 아닌지 파악하기 위해 통신 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허씨는 지난 25일 오후 7시 30분에서 오후 8시 50분 사이 양평군 윤모(68)씨 자택 부근에서 윤씨를 흉기로 3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추적에 나선 경찰에 의해 이튿날인 26일 오후 5시 45분 전북 임실의 국도상에서 검거됐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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