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악 당한' 리커창…"국무원 부총리단에 시진핑 측근 대거진입"

입력 2017-10-29 16:44  

'장악 당한' 리커창…"국무원 부총리단에 시진핑 측근 대거진입"

상무 부총리에 한 정, 부총리에 후춘화·쑨춘란·류 허 예상

시진핑 절대신임 '동창' 류허, 국무원서 '시코노믹스' 주도 예상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 국무원(정부) 총리는 그동안 중국 권력서열 구조에서 명실상부한 2위였다.

그러나 당 총서기·국가주석·당 중앙군사위 주석 등을 맡은 시진핑(習近平) 집권 이후 서열 2위의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입지는 줄어왔고, 집권 2기 들어 시 주석의 친위사단이 부총리로 대거 진입함으로써 리 총리는 자리는 더욱 줄어들게 됐다.

과거 전통대로 국무원을 이끌게 된 리 총리는 임명 초기에만 해도 시장과 자율개혁에 방점을 둔 '리코노믹스'(리커창+이코노믹스)를 주도하려 했으나, 차츰 국가 개입을 늘린 공급측 개혁을 골자로 한 '시코노믹스'에 밀렸으며, 부총리단이 시 주석 측근으로 채워지면 리 총리는 자칫 존재감 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29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인터넷 매체 '보쉰'(Boxun·博迅)에 따르면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후 국무원 인사조정으로, 이번에 상무위원에 오른 한 정(韓 正) 상하이 당서기가 상무부총리를 맡고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 성 당 서기·쑨춘란(孫春蘭) 중앙통전부장·류 허(劉 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부총리에 선임될 예정이다.

후춘화는 농업·대외무역을, 쑨춘란은 문화·교육·체육·과학기술, 류허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교통 운수·공업 생산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정은 물론 후춘화·쑨춘란·류허 모두 시 주석 측근이지만, 가장 눈여겨 봐야 할 인물은 류허라고 할 수 있다.

류허는 절대 신임을 받는 시 주석 최측근으로, 1960년대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 101중학(고등학교격)에서부터 친구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2003년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에 임명돼 주룽지(朱鎔基), 원자바오(溫家寶), 리커창(李克强) 등 3명의 총리 밑에서 경제개혁의 최일선에 몸담고 있다.

이미 공산당과 국무원의 재경관련 업무를 총괄 조정해온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을 거치면서, 공급측 개혁을 주도해온 류허는 이제 본격적으로 국무원에서 시코노믹스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에는 리커창 총리를 견제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국무원에 직접 들어가 경제정책을 주도할 것이라는 보인다.

한정 상하이 당서기는, 상무위원으로서 정치국원인 류허보다 상관이기는 하지만 업무 전문성 면에서 키를 쥐고 시코노믹스를 주도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정은 상하이 출신이지만 시 주석과도 함께 일하면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시 주석 측근으로 분류돼 시 주석의 노선과 엇나갈 가능성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시 주석을 이을 차세대 주자였으나 이번에 상무위원에서 고배를 마신 후춘화는 차후 충성을 다해야 만 제20차 당대회에서 상무위원 진입 등 장래가 보장된다는 점에서 '1인 천하' 시진핑에 충성을 다할 수밖에 없다.

유일한 여성 인맥으로 정치국원에 이름을 올린 쑨춘란 부장 역시 시진핑 찬양에 앞장서온 점이 높이 평가돼 발탁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 또한 시진핑 측근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교 사령탑으로서 14년만에 정치국원에 오른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외사위원회 주임을 맡을 것으로 보이며, 그 역시 시진핑의 새 외교정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국무원 부총리들이 모두 시 주석만 바라볼 것으로 보여, 국무원 내에서 리커창 총리의 외로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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