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리포트] "스타트업 황금기 저물어간다"

입력 2017-10-30 08:40  

[실리콘밸리 리포트] "스타트업 황금기 저물어간다"

젊은 청년들, 창업보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취업 희망

"'빅5'는 공룡 아닌 백상아리, 스타트업보다 빠르게 기술 혁신 주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앞으로 제2의 페이스북, 제2의 우버는 나올 수 없는 것일까.

스타트업의 황금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전망이 실리콘 밸리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최근 "오늘날 우수한 대학 졸업생들은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CEO)가 걸어온 길을 따라가기보다는 그를 위해 일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신생 기업을 창업하는 것 보다는 큰 성공을 거둔 IT 거대기업에 취업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테크크런치는 "대기업에서 신생 기업으로 왔던 시계의 추가 다시 뒤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스타트업이나 벤처 기업인이 아니라 IT 대기업과 그 회사 임원들이 향후 10년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997년부터 2006년의 웹 붐 시대에는 페이스북, 구글, 세일즈포스, 에어비앤비 등의 기업이 출현했다. 인터넷이라는 혁명적 물결이 기숙사 방과 차고에서 머리를 싸매고 연구하던 젊은이들에게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낼 기회를 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2007년과 2016년의 스마트폰 시대에는 우버, 리프트, 스냅, 왓츠앱,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이 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혁명적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우리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시대에 살고 있고, 지난 10여 년간 생긴 이들 거대 IT 대기업들이 앱스토어를 지배하고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특히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 신기술들은 거대한 투자가 없이는 개발하기 어렵게 됐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의 신기술은 매우 복잡해서 최고의 인재와 대규모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쪽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수십, 수백조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시가 총액 1위에서 5위의 애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이 AI와 VR, AR(증강현실), 자율주행차, 무인항공기, 사물인터넷 등의 미래 기술 영역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미래 기술의 근간이 될 데이터 역시 이들 기업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모두 차지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대표적인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사)로 꼽히는 Y 컴비네이터는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스타라이프 등 3개 스타트업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키운 대표적인 벤처캐피털 회사다.


그러나 Y 컴비네이터는 이들 3개 회사에 투자했던 2011년 이후 6년 동안 어떤 의미 있는 투자 성공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한다.

유일하게 성공을 거뒀다고 할 만한 회사는 유기농 식품 구매대행 스타트업인 '인스타카트' 정도다. 하지만 이 회사 역시 최근 아마존이 홀푸드를 인수하면서 아마존의 거대 유통망을 통해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미래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하게 됐다.

이미 막강한 권한을 지닌 '빅 5'에 더 많은 힘이 쏠리고, 신생 스타트업들은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 밸리의 한 테크 전문가는 "과거 거대기업은 공룡으로 불렸다. 공룡의 특징은 머리가 작고 몸집은 너무 커서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대응이 느리다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요즘 실리콘 밸리 IT 대기업들은 공룡이 아니라 백상아리다"라고 말했다. 몸집이 크면서도 매우 기민하다는 것이다. 그는 "10명 규모의 스타트업보다 수만 명의 직원이 있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의 결정 속도가 더 빠르다"고 말했다.

이들은 예리한 이빨로 닥치는 대로 먹어 삼킨다. 될성부른 스타트업은 초기에 인수해 버리고 과거 스타트업이 했던 일들을 자신들의 비밀 연구실에서 거액을 투자해 진행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한 한인 벤처캐피털리스트(VC)는 "실리콘 밸리 신생 벤처기업들은 이제 유니콘이 된다거나 IPO 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고 말했다. 참신한 아이디어나 기술이 있으면 이를 '빅 5'에게 인수되도록 하는 것이 최대 목표라는 것이다.

kn020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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