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3조원가량 입금된 외국 은행의 직불카드를 반입했으니 카드깡으로 돈을 나눠 갖자는 황당한 거짓말로 가맹점주들을 속여 금품을 챙기려 한 중국인 등 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중국인 A(42) 씨 등 15명을 붙잡아 4명을 구속하고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4월 중고차 매매상 B(49) 씨 등 5명에게 "아직 찾아가지 않은 2차대전 유족 보상금과 세계 각국 은행의 소수점 이하 예금을 해킹해 말레이시아, 태국, 영국, 브라질, 호주 등의 은행에 3조원가량을 넣어놨다"며 해당 은행의 직불카드 7장과 카드 사진 6장을 내보였다.
이들은 "한국에서 카드깡으로 자금세탁과 현금화하면서 수수료로 30%를 주겠다"고 속이고 카드결제를 한 것처럼 위장한 뒤 중고차, 금, 수산물 등을 받아 챙기려 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카드 단말기에 카드번호와 은행 승인번호를 입력하면 법적인 효력이 없는 매출전표가 출력되는 것을 악용해 가맹점주들을 속이려 했다.
그러나 직불카드인데도 곧바로 돈이 입금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가맹점주들이 물품을 건네지 않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B 씨 등 가맹점주 5명도 어쨌든 카드깡에 가담하려 한 만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처벌하기로 했다.
여동호 팀장은 "카드깡을 미끼로 한 사기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면서 "매출전표를 꼼꼼하게 살피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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