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3개 해역 특별단속…단속전담 기동전단 운용·공용화기 사용 확대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지난해 해경이 불법 중국어선 나포작전 중 처음 공용화기를 사용하고 올해 단속전담 조직인 서해5도 특별경비단을 창단하면서 우리 영해를 침범하는 중국어선은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상반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에서 불법 조업한 중국어선은 하루 평균 54척으로 작년보다 60%가량 감소했다.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연평도 인근 해상에 하루 150척 안팎의 중국어선이 머물렀지만, 서해 특경단 출범 후인 4월 중순부터는 중국어선이 거의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4월 말 중국어선 2∼11척이 잠깐씩 머물더니 5월 중순부터 연평도 인근에는 한 척도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매일 200척 이상이 연평도 주변에 떼를 지어 몰려 있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초 한중 어업협정에 따른 금어기가 해제되자 또다시 서해로 중국어선들이 몰려들고 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한중 어업협정에 따른 금어기인 올해 5∼8월 허가 수역인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인근에서 조업한 중국어선은 사실상 전무했다. 5월 1척, 8월 2척이 전부였다.
그러나 금어기가 끝난 지난달 161척으로 늘더니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111척이 EEZ 수역에서 조업했다.
서해 NLL 인근 해상에도 올해 8월 29척이던 불법조업 중국어선은 지난달 47척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불법조업이 지난달부터 다시 늘자 우리 해경이나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에 나포되는 중국어선도 급증했다.
올해 금어기인 5∼8월 해경에 끌려온 중국어선은 모두 13척이었으나, 지난달에만 53척이 나포됐다.
EEZ 인근에서 제한된 어획량보다 많이 잡고서도 어획량을 축소 신고하거나 무허가 조업이 대부분이었다.
해경은 올해 중국 농업부가 해양자원 보호를 위해 자국의 휴어기를 한 달가량 늘림에 따라 상반기에 EEZ 해상에서 일찍 철수한 중국어선이 하반기에는 불법조업 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중국어선 중에서도 저인망(쌍끌이)의 불법조업이 극심한 것으로 보고 해군, 해수부 소속 지역 어업관리단과 함께 이달 중순 중부·서해·제주지방해양경찰청 관할 3개 해역에서 특별단속을 하고 있다.
해경은 특별단속에도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이 계속될 경우, 1천t급 이상 대형함정 4척으로 구성된 단속전담 기동전단도 전 해역에서 운용할 계획이다.
단속 결과 한중 양국으로부터 모두 허가를 받지 않은 중국어선에 대해서는 어구, 어획물, 선박 등을 강제로 몰수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영해 및 접속수역법에 따른 영해 내 불법 어로행위의 벌금액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리는 방안 등을 해경과 대검찰청이 함께 협의하고 있다.
해경은 공용화기 사용도 확대할 방침이다.
불법 조업 중국어선이 해경의 나포작전에 저항하며 공격하려는 의도만 보여도 공용화기를 사용할 수 있는 개정 해양경비법과 같은 법 시행령이 이달 중순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 법 17조는 선박이나 범인이 선체, 무기,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경비세력을 공격한 때'에 개인화기 외에도 공용화기를 쓸 수 있다고 규정돼 있었다.
그러나 개정된 법은 경비세력을 공격하거나 '공격하려는' 경우를 공용화기 사용 시기에 포함했다.
또 '3회 이상의 정선·이동 명령에 따르지 아니하고 경비 세력에게 집단으로 위해를 끼치거나 끼치려는 경우'에도 공용화기를 쓸 수 있게 했다.
해경은 지난해 11월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인근 해역에서 불법 중국어선이 충돌공격을 시도하자 중국어선 나포작전 중 처음으로 공용화기인 M60 기관총을 사용한 바 있다.
해경 관계자는 31일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 동향에 따라 경비세력을 탄력적으로 증강 배치하고 단속전담 기동전단도 운영하고 있다"며 "무허가 중국어선은 몰수 후 폐선 조치하고 불법 어획물 운반선은 담보금 납부 의사가 있어도 압송 조사하는 등 더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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