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제의를 거절했다고 이란 외무부가 밝혔다.
이란 ILNA 통신에 따르면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 측에서 (만나자는) 의사를 표현했지만 로하니 대통령은 제의를 수락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3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가 이란 강경파의 호된 반발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미국과 이란이 1979년 단교한 이래 그런 수준의 고위급 접촉에 나선 적이 없었다. 양국은 이 전화통화 이후 일체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양국의 해묵은 갈등은 올해 대(對)이란 강경파인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다시 점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부터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체결된 이란 핵합의를 '최악의 합의'로 혹평하면서 집권 후 폐기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다.
이란 핵합의는 이란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이 체결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일컫는 말로, 이란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단계적 포기하는 대가로 국제사회가 대이란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쳐 의회에 이란의 핵합의 준수를 인증한다는 통보를 보냈으나 지난 13일에는 불인증을 통보, 의회가 대이란 제재의 복원을 심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이란을 북한과 함께 양대 불량국가로 지목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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