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캐릭터? 약자 대변하는 사람은 목소리 커질 수밖에 없죠"
(화성=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저도 마이듬 같은 여자가 되고 싶어요."
지상파 평일 밤 10시 드라마 중 유일하게 시청률 10%를 넘어서며 선전 중인 KBS 2TV 월화극 '마녀의 법정'에서 주인공 마이듬 검사를 연기 중인 배우 정려원(36)은 30일 경기도 화성의 드라마 세트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려원은 다른 드라마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던 '독종 여검사' 마이듬 캐릭터가 호평받는 데 대해 "'나는 참 감정적인 사람인데 마이듬처럼 되고 싶다'는 댓글을 보고 제가 캡처를 했다. 저도 그렇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남들은 늘 제게 센 캐릭터를 해야 작품이 잘된다고 하지만 실제의 저는 내성적"이라며 "냉철하고 이성적인 마이듬 같은 여자가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정려원은 그러면서 "약자를 대변하는 사람들은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또 주변과 많이 부딪히기 때문에 사람이 단단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려원은 드라마 인기 비결을 묻자 에피소드마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우리 드라마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 입장을 연기하는 분들이 가장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분들이 연기하는 것을 보면 정말 '칼을 갈고 왔다'는 게 느껴져서 저희도 좋은 기운을 받고 열심히 하게 됩니다."
'마녀의 법정'은 법정극이지만 마이듬과 여진욱(윤현민 분)의 러브라인도 녹아있다. 요새는 장르극에 러브라인이 보이면 "또 '기승전연애'냐"는 시청자 비판이 따르지만, '마녀의 법정'은 오히려 이 두 남녀의 코믹 로맨스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은 분위기다.
이에 대해 정려원은 "드라마가 어렵고 무거운 문제들을 다루기 때문에 시청자들께서 러브라인이 나올 때 저희와 함께 살짝 쉬어가는 것 같다"며 "러브라인이 과하지 않게, 적절하게 들어간 것 같아 저도 즐겁게 찍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듬이 술에 취한 채로 김칫국을 마시며 진욱의 입술을 훔친 장면에 대해서는 "저도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갑자기 훅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듬이 착각한 콘셉트였기 때문에 재밌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려원은 '마녀의 법정'과 동시간대 경쟁하는 MBC TV '20세기 소년소녀'에 출연 중인 '절친'(매우 친한 친구) 한예슬에 대해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예슬이와는 매일 연락을 주고받는데 예슬이는 ('마녀의 법정' 시청률이 잘 나와서) 질투가 나면 난다고 솔직히 말하는 스타일"이라며 "가식 없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이란 데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슬이는 제가 촬영 들어가기 전에도 교회에 가서 저를 위해 기도를 해준다"며 "이 친구는 진심으로 내가 잘 되길 바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드라마가 끝나면 함께 '힐링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려원은 마지막으로 "시청률이 15%를 넘으면 실제 성범죄 사건을 전담하는 검사님들께 '밥차'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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