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모래시계' 연출 조광화 "24부작을 무대에…죽을 맛"

입력 2017-10-30 16:09   수정 2017-10-30 17:10

뮤지컬 '모래시계' 연출 조광화 "24부작을 무대에…죽을 맛"

"세 남녀의 만남, 헤어짐, 갈등 위주로 이야기 압축"…한지상 등 '태수' 연기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24부작의 드라마를 2시간 반짜리 무대로 축약하는 소감요? 한마디로 죽을 맛입니다. 하하."

오는 12월 5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모래시계'는 1995년 '귀가 시계'라 불리며 당시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동명의 SBS TV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대중의 뇌리에 깊이 박힌 드라마인 만큼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데에는 유리하지만, 원작의 감동에 못 미칠 경우 객석의 온도도 더 쉽게 싸늘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조광화(52)는 30일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제자들한테 드라마를 무대로 옮기는 건 너무 어려우니 하지 말라고 말해왔다"며 "근데 지금 제가 하고 있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원작이 24부작에 달하는 방대한 이야기란 점이 무대화 작업의 걸림돌이었다.

"쉽게 가기 위해 몇 가지 에피소드만 발췌하는 방식으로 뮤지컬을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가 '모래시계'에 사로잡혔던 시청자로서 그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무모하게도 굵직한 스토리는 모두 지키는 선에서 압축을 시도했습니다."

다만 그는 "주요 인물 세 사람의 개별 스토리는 과감히 생략했다"며 "이들의 만남과 헤어짐, 갈등 위주로 이야기를 압축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고민은 대중들이 기억하는 명장면·명대사를 어느 정도까지 활용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었다.

지금까지도 많이 회자되는 몇몇 대사들을 무대에서 그대로 사용했을 경우 다소 유치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조 연출은 "명대사를 넣어볼까도 했는데, (최민수의 대사였던) '이렇게 하면 널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란 대사를 읽자마자 모든 스태프의 웃음이 터졌다"며 "이런 대사는 최대한 자제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뮤지컬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저마다 드라마를 통해 당대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던 최민수와 고현정, 박상원, 이정재라는 '큰 산'을 지게 됐다.






특히 '태수' 역은 폭력 조직 중간 보스에서 카지노 사업의 대부로 성장하는 인물로, 드라마에서 이 역을 연기했던 최민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캐릭터다.

'태수' 역에 캐스팅된 한지상은 "제게 처음 섭외가 왔을 때 제가 감히 최민수 선배의 역할을 연기할 수 있겠는지에 대해 수일을 고민했다"며 "그러나 드라마를 보며 '태수'가 가진 순수함, 방황이 마음이 와 닿아 어렵게 출연을 결심했다"고 답했다.

같은 역을 연기하게 된 신성록도 "제가 '태수' 역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했더니 최민수 선배가 '그냥 너로 해'라는 답변을 해줬다"며 "관객 중 제일 두려운 존재가 최민수고, 한편으로 가장 기대는 사람도 최민수"라고 답했다.

고현정이 연기했던 '혜린' 역은 배우 조정은, 김지현, 장은아가 번갈아 연기한다. 카지노 대부 윤재용 회장의 외동딸로 '태수'와 사랑에 빠지는 역이다.

'태수'의 절친한 친구이자 굳건한 신념을 지닌 검사인 '우석' 역은 박건형, 강필석, 최재웅이 맡았다.

연출 조광화를 필두로 김문정 음악 수퍼바이저, 오상준 작곡가, 극작가 오세혁·박해림 등 국내 유명 창작진이 의기투합했다.

공연은 내년 2월 11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6만~14만원. ☎1544-1555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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