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금융·우리은행 9개월만에 작년 한해 실적 돌파
예대마진 확대…구조조정 충당금 부담 감소·비이자이익도 증가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박의래 기자 = 가계부채가 1천400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사·은행이 올해 1∼3분기에 기록적인 이익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30일까지 발표된 실적을 보면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086790]와 우리은행[000030]의 올해 3분기까지의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대폭 늘었다.
KB금융[105560]의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지배기업 지분 기준, 이하 동일)은 2조7천57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3.2% 증가했다.
신한금융지주는 25.1% 늘어난 순이익 2조7천64억원을 기록했으며 하나금융지주는 24.3% 증가한 1조5천410억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24.6% 늘어난 1조3천785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은 9개월 만에 작년 한해 실적(KB금융 2조1천437억원, 하나금융 1조3천305억원, 우리은행 1조2천613억원)을 뛰어넘었고 신한은행은 작년 실적(2조7천748억원)에 근접하는 성과를 냈다.
이들 금융사의 실적은 대출 등에서 생긴 이자 이익이 많이 증가한 것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순이자 이익은 5조6천870억원으로 22.3%나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비이자이익은 1조1천51억원으로 13.0% 줄었으나 이자 이익이 5조7천707억원으로 8.6% 증가하면서 공백을 메웠다.
하나금융 역시 비이자이익은 1조6천667억원으로 5.2% 감소했으나 이자 이익이 3조7천520억원으로 8.5% 늘었다. 우리은행의 이자 이익은 3조9천20억원으로 4.2% 증가했다.
이들 금융사는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 금리를 낮추면서 수익률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경우 원화 대출이자율과 원화 예금이자율 간 차이를 나타내는 NIS가 작년 3분기 1.75%에서 올해 3분기 1.89%로 0.14% 포인트 높아졌다.
우리은행의 원화 대출 평균 이자율은 3.07%로 지난해 3분기(3.02%)와 비교해 0.05% 포인트 올랐으나 원화 예금 평균 이자율은 1.23%로 같은 기간 0.1% 포인트 떨어졌다.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인 순이자마진(NIM)도 높아졌다.
KB금융의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02%로 작년 3분기 1.85%보다 0.17% 포인트 높아졌고 신한금융의 경우 주력사인 신한은행의 NIM이 같은 기간 1.49%에서 1.56%로 0.07% 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의 NIM은 1.94%로 0.14% 포인트, 우리은행은 1.98%(은행+카드)로 0.11% 포인트 늘었다.
이들 금융사의 이같은 이익 확대는 가계부채의 증가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은행의 경우 작년 말 기준 123조1천억원이던 가계 대출금이 올해 9월 말 기준 126조6천억원으로 늘었고 우리은행은 102조5천870억원에서 104조4천34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가계부채 규모는 1천388조원이며 정부는 "과도한 가계부채 증가가 가계 상환 부담 증가로 이어져 소비·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에 작년에 주요 금융사가 부실 채권 처리를 위한 충당금을 많이 쌓았지만, 올해는 대손 충당금이 감소한 것도 수익 증가에 영향을 줬다.
일부 금융사의 경우 각종 수수료 이익 등으로 구성되는 비이자이익도 확대했다.
1∼3분기 비이자이익을 보면 KB금융의 경우 1조7천579억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보다 77.9% 증가했고 우리은행은 1조480억원으로 44.2% 늘어났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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