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표 강행' 정치적 책임지고 수반 사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분리·독립 투표를 강행했다가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고 선언한 마수드 바르자니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KRG) 수반이 29일(현지시간) 심정을 토로하는 성명을 냈다.
바르자니 수반은 "이슬람국가(IS)와 맞서 싸운 페슈메르가(KRG의 군조직)가 없었다면 그들이 점령했던 모술과 다른 지역을 탈환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국제사회도 페슈메르가의 용맹한 전투에 감사했다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쿠르드족이 의존할 수 있는 친구는 산밖에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알려졌다"면서 KRG의 분리·독립 투표를 외면하고 반대한 국제사회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쿠르드족이 모여 사는 이라크 북부는 산악 지대가 많다. 쿠르드족은 주변 강대국이 이해에 따라 자신을 이용만 하고서 독립 시도를 번번이 외면할 때마다 '산이 유일한 친구'라고 자조하면서 위안으로 삼았다.
특히 "미국이 테러분자 명단에 올린 자들(시아파 민병대)이 미국의 무기로 페슈메르가를 공격하는 것을 보고 우리는 어리둥절했고 국제사회는 이에 침묵했다"면서 미국 정부를 원망했다.
군사작전으로 KRG의 독립 시도를 좌절시킨 이라크 중앙정부도 비판했다.
바르자니 수반은 "쿠르드족은 최근 위대한 정의를 따랐지만 불의를 행하는 자들은 우리의 독립투표를 자신의 의도를 위한 핑계로 삼았다"면서 "그들의 불의는 협력자를 품고 더불어 살지 않으려는 그들의 일관된 문화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또 "IS 격퇴전 초기에 중앙정부는 KRG가 이를 독립에 이용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우리는 테러와 전쟁을 최우선으로 두고 싸웠으며 국제사회와 중앙정부가 기억하기 바랐다"고 말했다.
자신을 반대하는 야권을 향해서도 "시아파 민병대가 공격했을 때 일부 쿠르드족이 그들에게 협력했다"면서 "그들의 배신은 독립을 염원해 표를 던졌던 동족 300만명의 등을 독을 묻힌 칼로 찌른 셈"이라고 비난했다.
바르자니 수반은 "나는 페슈메르가 대원으로 남을 것이며 우리의 훌륭한 대의는 승리로 끝나게 될 것"이라면서 성명을 끝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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