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박찬대 의원과 5분 넘게 입씨름…정무위원장 중재 나서기도
심상정 "국감 하면서 이런 답변 태도는 처음, 바로잡아야" 질타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지난해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한 것과 관련해 이른바 국정농단 세력의 개입 의혹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이를 두고 여당 의원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앞선 인사청문회 때는 물론 국정감사 때도 여야 의원들의 공세에 비교적 침착하게 대응했던 최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열린 종합감사에서는 더는 못 참겠다는 듯 5분 넘게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찬대 의원은 이날 저녁 최 금융위원장을 상대로 한 보충질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와 친구 사이인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지금은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으로 가 있다"면서 작년 현대증권 매각도 국정농단 세력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근거가 없다. 이것만 가지고는 근거가 안 된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이 "왜 근거가 안 되느냐"며 따져 묻자 최 위원장은 언성을 서서히 높이기 시작했다.
그는 "김주현 전 예보 사장이 우리금융연구소장이라는 게 어떻게 의혹이 되느냐"며 "김주현 사장은 시험 동기이고 나와 아주 가깝게 지냈다. 그렇게 확장하면 저도 그렇게(국정농단 세력과 연관됐다고) 말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맞섰다.
이어 "김 전 사장이 박지만의 친구라는 것도 의혹의 근거가 될 수 없다"면서 "현대증권 매각에서 KB금융에 가격 특혜를 줬다고 말씀하시는데 치열하게 경쟁한 다른 곳과 제시한 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의원과 최 위원장 간 말싸움이 계속되자 급기야 이진복 정무위원장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계속 두 분이 하실 건가. 저희는 가만히 있을까요"라면서 "금융위원장이 검토해본다는 차원에서 정리를 해달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최 위원장이 마이크에 대고 답변을 이어가려 하자 이번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나섰다.
심 의원은 "금융위원장의 이런 답변 태도는 바로잡아야 한다. 증거가 없다고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는 자세로 말하는 건 국감에선 있을 수 없는 태도"라며 "(피감기관이) 무슨 물증이 있느냐고 맞서는 건 국감 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그 의혹 제기는 금융위가 (현대증권 매각 당시에) 공정하게 하지 않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 아닙니까"라며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을 보였다.
이에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금융위원장은 다음에 답할 때는 생각이 달라도 직설적인 화법보다는 우회적으로 해달라. 이 건으로는 이제 그만하자"고 재차 중재에 나서면서 달아오른 분위기는 안정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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