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0-7로 뒤진 7회 6득점…김주찬 호수비로 동점에는 실패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KIA 타이거즈 베테랑 김주찬(36)의 '발끝'이 KIA를 살렸다.
팔을 길게 뻗으면서도, 김주찬의 발은 1루 베이스를 아슬아슬하게 밟고 있었다.
3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KIA에 0-7로 끌려가던 두산은 7회 말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동점까지 한 걸음이 부족했다.
김주찬의 포구 하나가 두산의 기세를 꺾었다.
두산은 7회 말 양의지, 정진호, 민벙현, 오재원의 4타자 연속 안타로 2점을 만회하고, 박건우의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선발 투수 헥터 노에시를 고집했던 김기태 KIA 감독도 무사 만루에 몰리고, 두산의 좌타 거포 김재환과 오재일이 차례대로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이 오자 좌완 심동섭을 내세웠다.
심동섭은 김재환을 삼진 처리했으나, 오재일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KIA의 선택은 마무리 김세현이 조기 투입이었다.
하지만 김세현도 닉 에반스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KIA는 7-5로 추격당했고, 1사 1, 3루에 몰렸다.
후속타자 최주환의 타구는 오묘했다. 느린 타구가 유격수 앞으로 향했다.
김선빈은 빠르게 전진하며 공을 잡고, 몸을 틀어 1루로 송구했다. 송구는 1루수 김주찬의 왼쪽으로 다소 쏠렸다. 최주환은 1루를 향해 몸을 던져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최수원 1루심은 아웃 판정을 내렸다.
공과 주자의 속도를 고려하면 아웃임이 분명했다.
관건은 1루수 김주찬의 발이었다.
두산은 김주찬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졌길 바라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영상을 확인한 결과, 김주찬의 발끝이 1루 베이스를 밟고 있었다.
발이 떨어졌다면 두산이 6-7로 추격하고, 1사 1, 2루 기회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김주찬이 1루 베이스를 '발끝'으로 지킨 덕에 스코어는 6-7이 됐지만, 아웃카운트도 한 개 늘었다.
KIA는 이어진 2사 2루에서 김세현이 박세혁을 삼진 처리하면서 7회 위기에서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KIA는 7-6으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미세하지만, 결정적이었던 김주찬의 수비가 승리를 지켰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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