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KS, 고개 숙인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

입력 2017-10-3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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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KS, 고개 숙인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

지난해 KS MVP 양의지, 올해는 공수에서 최악의 부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대부분의 전문가가 양의지(30·두산 베어스)를 현역 최고 포수로 꼽는다.

하지만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 양의지는 몇 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타석에서도, 홈플레이트 뒤에서도 양의지답지 않은 모습이 이어졌다.

결국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에 1승 4패로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시리즈 3연패의 꿈은 그렇게 물거품이 됐다.

2017년 KBO리그 마지막 경기가 된 30일 잠실 홈경기에서도 양의지는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0-0으로 맞선 2회 말 1사 2, 3루,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3볼-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성급하게 배트를 내밀어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공격이 풀리지 않으니, 수비 때도 양의지 특유의 노련한 볼 배합이 빛을 잃었다.

양의지는 흔들리는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를 다독이지 못했다. 평소보다 격앙된 표정으로 투구하던 니퍼트는 0-1로 뒤진 3회 초 1사 1, 3루에서 나지완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안치홍을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이범호에게 초구 슬라이더를 던지다 좌월 만루포를 얻어맞았다.

이번 시리즈에서 슬라이더 제구에 애를 먹은 니퍼트에게 초구 슬라이더 사인을 낸 양의지도 만루포 허용에 책임이 있다.

양의지는 5회 말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쳤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양의지가 친 첫 안타였다.

양의지는 7회 말에도 안타를 쳤다.

하지만 승부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양의지는 16타수 2안타(타율 0.125)에 그쳤다.

양의지는 6회 초 1사 2루에서 이명기의 좌전 안타 때, 좌익수 김재환의 송구를 잡지 못하는 실수도 했다.

정확하게 포구만 했다면 주자 김선빈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양의지가 송구를 놓치면서, 스코어는 0-7로 벌어졌다.







사실 더 큰 실수는 이번 시리즈 분수령이었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했다.

양의지는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결승점을 헌납했다.

0-0으로 맞선 8회 말 1사 1, 3루에서 KIA 나지완이 3루 땅볼을 쳤고, 두산 내야진은 3루 주자 김주찬을 협살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공을 잡고 김주찬을 몰아가던 양의지는 1루 주자 최형우가 2루를 돌아 3루까지 향하는 모습을 보고 3루로 송구했다.

최형우는 태그아웃됐다. 하지만 김주찬이 몸을 틀어 홈을 밟았다.

양의지의 판단 착오가 만든 실점이었다.

2차전에서 KIA는 타점 없이 한 점을 얻어 1-0으로 승리했고,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KIA는 파죽지세로 3경기를 내리 따냈다.

양의지에게는 큰 상처가 남았다.

양의지는 2016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였다.

두산 투수진을 완벽하게 이끌었고, 타석에서도 타율 0.438(16타수 7안타), 1홈런, 4타전을 올렸다. 양의지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1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는 양의지에게 악몽이 됐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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