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넌, 억만장자 폴 싱어 정조준…트럼프도 필요성 공감"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월스트리트의 억만장자 폴 싱어(73)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점을 담은 '트럼프 X파일'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 측의 타깃으로 떠올랐다고 미 언론들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이끄는 싱어는 공화당원으로서 선거 때마다 공화당에 막대한 자금을 기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 기간에는 주로 공화당 내 반(反) 트럼프 진영을 지지했고, 공화당 내 '네버 트럼프'(Never Trump) 운동에도 자금을 지원했다고 CNBC는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X파일을 작성한 '퓨전 GPS'라는 사설 정보업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싱어가 뒷받침하는 보수 웹사이트 '워싱턴 프리 비컨'이 퓨전 GPS와 용역계약을 맺었다.
앞서 퓨전 GPS는 지난 2015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모 기부자의 의뢰로 트럼프 후보의 약점을 캐기 시작했는데, 싱어가 그 주인공이라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새로운 '돈줄'이 됐다.
퓨전 GPS는 영국의 해외담당 정보국 MI6 요원 출신으로 현역 시절 러시아에서 주로 활약한 크리스토퍼 스틸을 고용하고, 별도의 자체 조사를 통해 '트럼프 X파일'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문건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 간 내통 의혹, 즉 '러시아 커넥션' 수사의 진원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트위터를 통해 "누가 그 문건 작성에 돈을 댔는지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촉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다가 경질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지난 27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싱어를 손보겠다'는 입장을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공감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싱어가 이끄는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공개 반대하며 주주총회 표 대결을 벌이면서 우리나라에도 비교적 잘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 미 나스닥에 각각 상장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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