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 KIA 이명기 "놓칠 뻔한 타구, 꿈에 나올까 두려워"

입력 2017-10-31 00:10  

'아찔했던' KIA 이명기 "놓칠 뻔한 타구, 꿈에 나올까 두려워"

9회 말 두산 오재일 타구 힘겹게 잡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아, 떠올리기도 싫어요."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명기(30)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9회 말 오재일(두산 베어스)의 타구를 떠올렸다.

3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 7-6으로 앞선 9회 말 무사 1루에서 이명기는 오재일의 타구를 힘겹게 잡았다.

높이 뜬 타구가 좌익수 쪽으로 향했고, 이명기는 낙구 지점을 정확하게 잡지 못했다.

공은 이명기의 머리 위로 지나갔고, 이명기는 글러브를 내밀어 공을 건져냈다.

조금만 늦게 글러브를 내밀었다면 KIA가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명기가 오재일의 타구를 잡아내면서, KIA는 7-6으로 한국시리즈 5차전을 승리로 장식해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경기 뒤 만난 이명기는 "공이 몸 앞쪽으로 떨어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공이 조금 더 멀리 날아갔다. 다행히 글러브를 뻗었는데 공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결국엔 웃었지만, 당시 등줄기에는 땀이 흘렀다.

이명기는 "그 상황을 자꾸 질문하시면 제가 너무 힘들다"고 웃으며 "그 타구가 꿈에 나올까 두렵다"고 했다.

사실 이명기는 KIA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다.

이명기는 정규시즌 개막 직후인 4월 7일 SK 와이번스에서 KIA로 트레이드됐다.

이명기의 영입으로 KIA는 톱타자 고민을 덜었다.

이명기는 올 시즌 타율 0.332, 79득점을 올렸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붙박이 톱타자로 활약한 이명기는 22타수 8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두산 마운드를 저격했다.

이명기는 "처음 트레이드될 때만 해도 '내가 1군에서 뛸 수 있을까'라고 고민했다. 그런데 김기태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믿어주시고, 선배들이 격려해주신 덕에 한 시즌을 잘 치르고 우승까지 했다. 정말 행복한 한 시즌을 보냈다"고 말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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