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칠레가 1970년대에 볼리비아에 태평양 접근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현지시간) 로스 티엠포스 등 볼리비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전날 칠레 정부가 지난 1975년에 폭 10㎞의 통로를 내줘 내륙국인 볼리비아가 태평양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비밀리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칠레는 당시 볼리비아에 태평양 통행을 허용하는 대가로 상응하는 토지 맞교환과 신선한 물 공급을 요구했다고 모랄레스 대통령은 전했다.
칠레의 이런 비밀 제안은 결국 실행되지 않았으며 이유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제안이 이뤄졌던 1970년대에는 칠레와 볼리비아 양국에 군사정권이 들어섰던 시절이다.
칠레의 비밀 제안은 최근 미국이 비밀문서를 해제하면서 공개됐다.
칠레와 볼리비아 간의 '태평양 출구 논쟁'은 해묵은 사안이다. 1978년 이래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단절한 두 나라의 국경분쟁은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볼리비아는 페루와 연합군을 이뤄 1879∼1883년 칠레와 태평양 전쟁을 벌였으나 패배했다. 이 때문에 볼리비아는 400㎞에 달하는 태평양 연안이 포함된 12만㎢의 영토를 상실하며 내륙국이 됐다.
볼리비아는 태평양 전쟁 이전 상태로 영토를 회복하겠다며 칠레에 협상을 요구했으나 칠레가 이를 거부하자 2013년 4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
칠레와 볼리비아는 지난해 6월 국경을 흐르는 실라라 강의 사용권을 놓고도 ICJ에 서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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