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화제성 두루 갖춘 최고 스타…올림픽은 유독 '불운'
잦은 부상에도 오뚝이처럼 재기…골프황제 우즈와 한때 연인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스키 여제'로 불리는 린지 본(33·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알파인 스키 스타다.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통산 77회 우승으로 여자 선수 최다 기록을 보유하는 등 최고의 기량은 물론 경기장 밖에서도 숱한 화제를 뿌리고 다녀 스타성을 두루 갖췄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활강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올림픽에서도 실력을 입증했지만, 명성에 비해 올림픽과는 유독 '엇갈린 인연'이 잦았던 터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그는 정상 탈환의 강력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17살 때 미국 국가대표로 뽑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출전한 본은 2006년 토리노 대회 활강에서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으나 훈련하다 크게 넘어져 중상을 입었다.
선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본은 투혼을 발휘해 올림픽에 나섰다. 성적은 활강 8위, 슈퍼대회전 7위.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으나 포기하지 않는 '올림픽 정신'을 몸소 실천하면서 본은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2009년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활강·슈퍼대회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실력도 꽃을 피워 밴쿠버 올림픽을 바라보던 그는 2009년 12월 슈퍼대회전 경기 중 손목을 다쳤고, 오른쪽 정강이 부상까지 오면서 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다시 부상을 극복하고 밴쿠버 올림픽에 나서 여자 활강에서 미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걸고, 슈퍼대회전에서 동메달을 추가해 전성기를 누렸다.
4년 뒤 소치 대회를 앞두고는 다시 '올림픽 악몽'이 반복됐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그는 2013년 무릎 수술을 받은 데 이어 그해 11월엔 활강 훈련 도중 전복 사고로 무릎을 다쳐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한 달가량 지나 돌아왔으나 다시 무릎 부상이 덮치면서 결국 올림픽 출전 포기를 선언했다.
소치를 놓친 본은 평창을 바라보며 또 한 번 절치부심했다. 2015년 1월 월드컵 슈퍼대회전에서 63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해 여자 선수 역대 최다 우승 신기록을 달성하는 등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
지난해 2월 안도라 월드컵에서 다시 왼쪽 무릎 골절상으로 '부상 악령'을 맞았으나 올해 초 복귀해 월드컵 활강 종합순위 4위에 오르며 저력을 재확인했다.
올해 3월에는 평창 올림픽 경기가 치러질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에 나서 활강, 슈퍼대회전 2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평창 전초전'을 마쳤다.
당시 그는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 1, 2년은 더 선수로 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아마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이라면서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올 시즌 첫 대회인 지난달 28일 오스트리아 죌덴 월드컵에선 대회전 1차 시기 34위에 그쳤으나 이는 그의 주 종목이 아니었던 만큼 활강, 슈퍼대회전 등 스피드 종목이 열리는 다음 달 월드컵이 마지막 올림픽 도전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국제스키연맹에 끊임없이 '성 대결'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할 정도의 도전 정신과 끊임없이 부상을 이겨내는 불굴의 의지, 그에 걸맞은 기량뿐만 아니라 금발과 특유의 환한 미소로 대표되는 그의 미모는 스타성을 더한다.
2010년 한 유명 남성잡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리는 등 '미녀 순위'에 심심치 않게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스키복이 아닌 드레스나 수영복을 입은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2007년 같은 스키 선수였던 토머스 본과 결혼했다가 4년 만에 이혼한 그는 이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와의 열애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우즈가 2013년 3월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본과 만나고 있다고 밝힌 이후 둘은 서로의 대회장 등에 공개 행보를 펼치며 화제의 중심에 섰으나 약 2년 만인 2015년 5월 결별을 선언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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