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정부의 원전사업 지원 의지 설명 등 '원전 수주' 노력도
야당 "원전 수출 지원 안 하고 탈원전 홍보했다"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는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30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각료회의에서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소개했다고 31일 밝혔다.
문 보좌관은 국가별 성명에서 경주 지진을 계기로 원전 안전이 한국 정부의 최우선 정책과제가 됐으며 엄격한 안전기준 적용과 안전 관련 투자 확대 등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원전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 한국이 보유한 원전 건설·운영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할 계획이라면서 원전 안전에 관한 국제 공동연구 등 회원국 간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그는 한국과 UAE 기업이 사막 한복판에서 바라카 원전을 계획한 공기와 예산대로 건설하고 있다며 바라카 원전은 한국의 우수한 원자력 기술과 경험이 국제 사회에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고리 1호기 영구정지를 계기로 원전 해체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건설과 해체를 포함한 원전 산업 전 주기에 걸쳐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보좌관은 한국이 향후 60년에 걸쳐 원전 의존도를 점차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은 확대하는 에너지 전환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공론화를 통해 결정한 사례를 소개했고 이에 다른 회원국들은 원전의 사회적 수용성이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한국의 공론화를 통한 갈등 해결에 관심과 공감을 표명했다.
각료회의 개최국인 UAE는 한국이 건설하는 바라카 원전 등 자국의 원전 도입 경험을 소개했다.
UAE원자력공사(ENEC)는 UAE와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한전 등 한국 업체들의 우수한 역량과 높은 열정, ENEC과 한전 등의 숙련된 기술자를 바라카 원전 성공요인으로 꼽는 등 한국 원전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문 보좌관은 UAE 국가원수 역할을 하는 모하메드 왕세제를 예방했으며 칼둔 아부다비행정청 장관 겸 ENEC 이사회 의장과의 면담에서 양국이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인 건설·운영을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어 모하메드 알 하마디 ENEC 사장을 만나 한국 정부가 바라카 원전사업에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마디 사장은 양국이 사우디를 포함한 제3국의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고, 문 보좌관도 공감을 표시했다.
문 보좌관은 31일 하심 야마니 사우디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 원장을 만나 사우디 원전사업 참여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강한 지원 의지를 밝히고 양국 원전 분야 협력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번 회의 참석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을 끌어내고 바라카 원전사업의 성공적 추진과 향후 신규원전 수출을 위한 기반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일부 야당 의원들이 문 보좌관이 각료회의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설명한 것을 두고 "원전 수출 지원하라고 했는데 탈원전을 홍보했다"라는 비판이 나왔다.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의 원전 수출 의지를 다른 국가들이 믿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각료회의는 회원국의 원전 정책을 알리는 장으로 과거에도 한국처럼 탈원전 정책을 설명하면서 원전 산업은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국가들이 있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을 결정한 독일은 2013년 각료회의에서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기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의료와 산업, 연구 등 분야에서의 원자력 기술 사용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원자력에 적용할 수 있는 혁신적 첨단 부품·소재가 계속 독일에서 개발·생산되고 있고 독일이 현대적 연구용 원자로를 보유한 사실 등을 언급하고서 이런 분야는 탈원전 결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도 2013년 각료회의에서 자국의 에너지 믹스에 원자력을 위한 공간은 없지만, 이탈리아가 원자력 기술에서 상당한 역량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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