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교육진흥원 "일주일간 성차별적 내용 3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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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결혼기념일을 맞아 고급 식당에 마주앉은 중년 부부. 가격표를 본 남편이 말한다. "하여간 대한민국 여편네들 큰일이야. 남편은 밖에서 7천원짜리 밥 사먹으면서 하루 종일 일하는데, 집에서 펑펑 놀고 먹으면서 이런 데서 칼질이나 하고. 진짜 말세다. 말세야."
최근 방송된 지상파 TV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남성이 하는 회사 일은 중요하고 여성이 하는 가사 일은 하찮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위험한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지상파 드라마에는 "어디서 여자가 술 먹고 들어와서 고성방가야!"라고 부인에게 호통치는 남편이 나온다. 진흥원은 "굳이 '여자가'라는 단어를 사용한 점은 여성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흥원은 지난달 1∼7일 지상파·종합편성채널·케이블TV의 드라마 프로그램 22편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모니터링을 한 결과 성차별적 내용 31건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함께 범인을 검거하러 나섰지만 여성 경찰관은 밀려나 다치고, 남성 경찰관 혼자 범인을 제압하는 장면도 있었다.
며느리 혼자서 제사음식을 준비하고 제기를 정리하는 장면 역시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고 진흥원은 설명했다.
성평등적 내용은 성차별적 장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9건이었다. 주인공인 여성 의사가 폭력배들의 협박을 받으면서도 피의자로 오해받던 환자의 누명을 벗겨주는 장면이 우수 사례로 꼽혔다.
진흥원은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성차별 사례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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