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뼈로 쌓아올린 미켈란젤로 걸작…"절대미 집착 비판"

입력 2017-10-31 12:45   수정 2017-10-31 12:48

사슴 뼈로 쌓아올린 미켈란젤로 걸작…"절대미 집착 비판"

김두진, 리안갤러리서울서 개인전 '대지'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멀리서 보면 흰 꽃 무더기처럼 보이는 김두진 작품 속 가지들의 정체는 사슴 뼈다. 작가는 컴퓨터 3D 프로그램을 활용해 형상화한 사슴 뼈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다음 달 2일 서울 종로구 서촌 리안갤러리서울에서 개막하는 김두진 개인전 '대지'는 작가가 '3D 디지털 회화'로 칭한 작품 11점으로 채워졌다.

사슴 뼈로 빚어올린 작품들에서는 르네상스 거장 부오나로티 미켈란젤로의 대리석 조각 '다비드', '피에타' 등 걸작들의 형상이 슬며시 드러난다.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작가는 '다비드'를 언급하면서 "가장 이상적인 절대미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미켈란젤로 작품을 가장 상반된 위치에 있는 사슴 뼈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절대미를 향한 서구 문명의 집착을 사슴 뼈라는, 문명을 위해 자연을 해치는 일도 마다치 않는 야만성의 상징으로 비판하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최대한 사실성을 얻기 위해 소묘 등 3D 작업 준비에만 8개월을 들여 완성한 작품들에서는 입체감이 두드러진다.

작가는 이전에는 서양 명화 속 장면들을 차용한 푸른빛의 해골 작품들을 주로 해왔다.

등장인물들의 '껍데기를 발라내는' 작업을 통해 해골 이미지만 남긴 작품들을 두고 작가는 "성별도 남녀도 미추도 분간할 수 없는, 모든 것이 평등해지는 이미지"라고 밝혔다.

전작 해골과 마찬가지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완성한 신작의 동물 뼈는 작가가 여전히 '죽음'을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두진 작품 속 등장하는 이들은 저마다 수천 개의 동물 뼈로 이뤄진 균질화한 존재다.

심영은 큐레이터는 "다양한 이분법의 해체는 커밍아웃한 작가가 성소수자로서 느끼는 심리적 위축과 욕망 사이에서 나타나는 감정이 죽음을 통해 중화되고 정화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2월 16일까지. 문의 ☎ 02-730-2243.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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