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복원] 中, '사드갈등 봉합'에도 사드 대응책 마련할듯

입력 2017-10-31 15:14   수정 2017-10-31 15:52

[한중관계 복원] 中, '사드갈등 봉합'에도 사드 대응책 마련할듯

사드 선제타격·극초음속 미사일 개발·中-러 사드대응 군사훈련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한중 양국 간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이 봉합됐지만, 중국은 이참에 사드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31일 한국과 공동발표문을 통해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MD)체제에 불참하며 한미일 안보 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한국 측의 표명에 주목한다고 하면서, 사드를 한중 군(軍) 채널로 일단 협의하겠다고 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한반도 사드배치를 용인하겠다는 의미라기보다는, 현 상태에서 추가되지 않는 선에서 봉합하겠다는 것으로 사드 반대 입장은 접지 않았다. 따라서 중국은 사드 갈등 봉합과는 별도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중국 당국은 사드의 X-밴드 레이더 관측 범위가 한반도를 훨씬 넘어 중국 내륙의 미사일 기지까지 감시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미국과의 전력 균형에 필요한 중국의 미사일 무기 체계가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대응 의지를 분명히 해왔다.

이 때문에 중국이 사드를 피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전쟁 발발 시 사드 선제타격 훈련,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를 통한 동북아 힘의 균형 등을 추구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국의 사드와 일본 자위대의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 이지스 구축함에 배치된 요격미사일(SM3) 등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뚫을 수 있는 극초음속무기 개발에 주력해왔다고 지적해왔다.

캐나다의 중국어 군사전문지 '칸와 디펜스 리뷰'(漢和防務評論)는 '극초음속 활공 비상체'로 불리는 마하 5~10의 이 무기가 개발되면 한국과 일본의 방위 시스템이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마하 1이 시속 1천224㎞이므로, 마하 5∼10은 무려 시속 6천120∼1만2천240㎞에 달한다. 이는 지구 어느 곳이든 30분 이내에 타격할 수 있는 엄청난 속도이다. 탄도미사일에 탑재돼 발사되는 이 무기는 발사 후 도중에 분리돼 극초음속으로 활공하면서 방향을 전환할 수 있어 요격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국유기업인 '중국항천과학기술집단' 주도로 '089 프로젝트'로 불리는 극초음속 무기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는 물론 미 서부 해안 등 미 본토에 배치된 지상배치 요격미사일 체계(GMD)를 무너뜨릴 수 있는 능력 배양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7차례의 시험 중 6차례나 성공적이었으며, 시험 횟수가 미국을 능가한다는 분석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 로스앨러모스 국립핵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천스이(陳十一) 난팡(南方)과기대 총장 등 미국에서 일하던 중국계 과학자들이 대거 귀국함으로써 극초음속무기 개발을 앞당길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중국군은 사드 레이더를 피해 선제타격을 하는 훈련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드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은 채 비밀리에 중국 군대가 이동해 사드 기지를 파괴하는 훈련, 레이더 대응 요격미사일이나 지대지 미사일 등을 동원해 선제 타격하는 훈련 등이 거론된다.

중국 내에서는 인민해방군이 한반도 사드에 대응할 수 있는 미사일을 이미 실전 배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포털사이트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은 중국이 올해 초 레이더 대응 요격미사일 'ASN-301'을 개발해 실전 배치했다고 전했다.

이 레이더 대응 요격미사일은 사드와 같은 적군의 레이더에 나오는 전자 신호를 추적해 레이더 체계를 파괴하는 무기이다.

베이징의 군사전문가 리제(李杰)는 "중국은 전쟁이 발발할 경우 단골 무기인 '둥펑'(東風·DF) 단·중거리 미사일을 사드 파괴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사드의 레이더 시스템을 방해하고자 전자 간섭 기술과 전자기파 탄두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 5월 인민해방군 로켓군부대가 신형 미사일 발사실험을 보하이(渤海·발해)만에서 했다고 발표했는데, 당시 군사전문가들은 이 실험이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를 겨냥해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이 자국 무기를 복제할 수 있다는 우려에 첨단 무기 판매를 제한해 왔으나, 지난해부터는 이러한 입장을 바꿔 세계 최고 수준의 방공미사일 시스템인 'S-400'과 4세대 전투기 '수호이(Su)-35' 등을 중국에 판매하고 있다.

'수호이-35'의 경우 이를 운행할 중국 조종사들이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고 있을 정도로 양측의 협력은 긴밀한 상태다.

중국 즈위안(知遠)전략방무연구소의 저우천밍(周晨鳴)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는 양국이 사드에 맞서기에 충분히 강하다는 것을 미국과 한국에 알리고 싶어한다"며 "여기에는 일본과 대만에 미국이 건설하는 미사일 방어망에 참여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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