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서 한복 테마카페 '설궁' 운영…"고가로 현지인 공략 주효"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제품보다 한국문화를 전한다는 자부심으로 상하이에 한복점을 냈습니다. 앞으로 중국 주요 도시와 동남아까지 프랜차이즈 사업을 펼치려고 합니다."
중국 상하이의 홍췐루 거리에 가면 한복을 입고 카페에서 사진을 찍는 현지인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전통한복·생활한복·퓨전한복 등을 100여 벌의 옷을 취향대로 골라 입어볼 수 있는 한복 테마카페인 '설궁'에서는 50만∼100만 원대의 한복이 매달 30∼40벌씩 팔려 나간다.
올 초 설궁을 오픈해 상하이 한류 팬들의 명소로 키운 이는 조선족 3세인 최설매(26·여) 씨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22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가한 그는 3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설궁이 성공한 비결에 대해 "한국에 가지 않아도 제대로 된 한복을 구할 수 있는 곳이라는 고급 전략을 구사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와 연합뉴스가 25일부터 30일까지 개최한 '차세대 글로벌 창업무역스쿨 모국방문 교육'에도 참가해 글로벌리더상을 수상했다.
지린성 옌변대에서 사회학과를 졸업한 최 씨는 2014년 상하이로 이주해 외국계 홈쇼핑회사와 금융회사에 근무하다가 지난해 퇴사했다. 이후 한복점을 창업하려고 6개월간 한국에 머물면서 한복시장을 조사하고 한복 만드는 것을 배웠다.
어려서부터 한복을 좋아했다는 그는 대학 시절 3년간 연변TV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항상 한복을 입었다. 자연스럽게 한국 전통 복식과 예절 등에도 관심이 많았고 좋아하는 것을 사업으로 연결해보려고 중국 유행의 중심도시인 상하이에서 한복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최 씨는 "대우도 좋은 외국계 회사를 그만두고는 한중 관계도 경색됐는데 한복사업을 한다니까 모두 만류했다"며 "그렇지만 아름답고 예쁜 것에 끌리는 것은 만국 공통인 데다 이런 시기일수록 문화를 전하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설궁의 고객은 한인과 현지인뿐만 아니라 상하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하다. 맞춤 한복 제작을 위해 한복 재단사도 고용했고 원단은 전부 한국에서 수입한다. 매장에는 중국 전통 옷인 치파오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최 씨는 "고객에게 한복뿐만 아니라 치파오의 매력도 함께 설명한다"며 "문화는 쌍방향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우리 것만 홍보하는 것보다는 서로의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비교하도록 소개한다"고 강조했다.
한복이 좋아 웨딩드레스로도 주문하는 커플이 생겨나면서 자신감이 생긴 그는 2호점을 내년 초 시내 중심가에 오픈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월드옥타의 차세대 무역스쿨 수료생 네트워크를 활용해 가죽제품, 향초 등 수공예품과 한복의 협업 형태로 구상하고 있다. 그는 "여러 도시에서 창업에 대한 문의가 오고 있어 요즘 신바람이 난다"고 말했다.
설궁은 인터넷으로 신청자를 받아서 분기별로 한복체험 교실도 연다. 최 씨는 "단순히 한복을 입어보는 것이 아니라 그게 걸맞은 예절과 우아한 몸가짐 등도 문화도 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복의 최신 유행도 파악하고 복식기술도 배우려고 매달 한국을 방문한다는 그는 "중국과 동남아에 한복 판매장을 100호 점까지 내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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