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가격인상 vs 슈퍼 할인…편의점은 영업시간 단축 실험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심각한 인력난과 판매부진에 시달리는 일본 소매·외식업계가 업종·업체별 상황에 따라 각자도생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3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외식업계는 인건비 상승을 반영해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판매난을 겪고 있는 대형 슈퍼마켓들은 할인판매를 하고 있다. 일부 편의점은 24시간 영업시간 중 일부를 포기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경기가 회복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실질임금이 옆걸음질하면서 소비자들이 강한 절약 지향성을 보이자 고객 지갑을 열기 위한 쟁탈전이 격렬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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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내 중화요리점 히다카야를 운영하는 하이데이히다카는 지난달부터 모든 계열 점포에서 15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해 만두 6개를 210엔에서 220엔으로, 생맥주는 310엔에서 330엔으로 올렸다.
이 회사 홍보부는 "인건비나 물류비용, 원재료비 등 경비가 올라 긴축 경영으로 흡수하기에는 한계 상황에 달해 인상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일본 총무성이 지난 27일 발표한 전국소비자물가지수는 9개월 연속 상승했다.
대형 이자카야(居酒屋. 선술집) 도리키조쿠는 28년 만에 가격을 올렸다.
패밀리레스토랑 스카이락도 종업원 인건비 상승 등을 배경으로 10월 일부 메뉴 가격을 올렸다. 돈가츠하마가츠도 다음 달부터 서일본 지역에서 정식 등을 50~200엔 올린다.
반면 종합슈퍼마켓들은 우월한 구매력을 내세워 가격 인하를 실시한다. 세이유는 소매업계 세계 1위 월마트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강점을 살려 대량구매에 따른 저가매수로 할인판매를 한다.
8월부터 매월 할인판매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대상 상품은 10월 제3탄의 경우 373품목에 달했다. 9월 매출은 가격 할인에 따른 고객 증가로 작년 동월보다 10% 늘었다.
이온도 8월 자체브랜드(PB) 상품 114품목 가격을 10% 내리는 등 가격할인에 나서고 있다. 계열 슈퍼마켓 점포를 5년간 1천100개 점포를 늘린 덕택이다. 회사는 "점포 수가 늘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살리게 됐다"고 밝혔다.
PB 상품 제조공장을 지역별로 분산해 물류비용을 억제한 효과도 있었다. 이온은 타업종과의 공동수송에도 적극적이다. 물류비용을 줄여 PB상품 가격을 내릴 수 있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한편 일본 편의점 업계 2위 훼미리마트는 일손부족이 심해지자 24시간 영업시간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심야 등 손님이 적은 시간에 일부 점포의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실험을 통해 매출이나 인건비 영향을 검증하려는 것이다.
훼미리마트는 현재 일본 전역 1만7천800개 점포 가운데 사무실빌딩 내 점포 등 약 5% 외에는 24시간 영업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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