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발탁·영입 인사 없었다"…3명 모두 사실상 '승진'
50대 후반 전문경영인 포진으로 세대 교체 '신호탄'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삼성전자의 3대 핵심 사업을 새로 책임지게 된 3명의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각자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로 꼽히는 전문경영인이다.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공학도 출신의 엔지니어들로, 오랜 기간 삼성전자에서 경력을 닦아 왔으며 최근 새로운 CEO 후보 명단에 나란히 올랐다는 공통점도 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에 임명된 김기남(59) 사장은 전임자인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퇴진 선언을 했을 때부터 일찌감치 가장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됐었다.
강릉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미국 UCLA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삼성 종합기술원장과 메모리 사업부장, 시스템 LSI 사업부장,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DS부문 반도체 총괄 사장 등 반도체 분야에서 대부분 경력을 닦은 '반도체 전문가'다.
현재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 회원이기도 한 김 사장은 국내외 학술지에 48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국내외 특허만 35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학자'로서의 명성도 쌓아 왔다.
윤부근 사장의 후임으로 새 소비자가전(CE) 부문장에 임명된 김현석(56) 사장은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 분야의 최고 개발 전문가로 꼽힌다.
동국대 사대부고에 이어 한양대 전자공학과,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대학원을 잇따라 졸업한 그는 1992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개발팀 수석연구원으로 '삼성맨'이 됐다.
이후 LCDㆍPDP TV그룹 상무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전무, CE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등을 거쳐 이번에 CE 부문 최고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는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선도해 삼성전자가 무려 11년 연속으로 글로벌 TV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업 등을 책임지는 IM(인터넷모바일) 사업부문장이 된 고동진(56) 사장은 전임자인 신종균 사장에 이어 '갤럭시 시리즈'의 글로벌 언팩(제품공개) 행사를 진행하면서 유명인사가 된 CEO다.
경성고와 성균관대 산업공학과·영국 서섹스대 대학원을 잇따라 졸업한 뒤 1984년에 삼성전자에 입사해 정보통신총괄 유럽연구소장, 무선사업부 개발관리팀장과 IM 부문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 무선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모바일 통'이다.
무선사업부 개발실 팀장과 실장을 잇따라 지내면서 '갤럭시 신화'를 일구는 데 1등 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발화 사고로 단종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도 사태를 무난하게 수습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들은 모두 50대 후반으로 전임자들에 비해 최소 5년, 최대 8년 젊어 삼성전자 임원진의 이른바 '세대교체'를 위한 신호탄을 쏘아올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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