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박승춘, 위증으로 고발해야", 한국당 "신고리 공론화위 월권행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국회 정무위원회의 31일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모처럼 여야 간에 날 선 공방전이 벌어졌다.
정무위 여야 의원들은 그동안 정책 위주의 질의에 집중해 다른 상임위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야 간의 충돌이 없는 편이었다.
공방의 포문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간사 이학영 의원이 열었다.
이 의원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에게 "지난번 국감에서 나온 박승춘 전 처장과 보훈처 관계자들의 증언이 거짓임이 밝혀졌다"며 "정무위 이름으로 고발을 추진해야 한다. 보훈처 관계자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박 전 처장이 초대 회장을 한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에 국가정보원이 자체 예산 63억여 원 지원했다는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의 전날 발표를 언급하면서 과거 보수정권의 잔재청산을 거듭 강조했다.
예비역 중장 출신인 박 전 처장은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국가보훈처장으로 임명됐다. 또 박근혜 정부에서도 임기를 이어가며 무려 6년간 재임했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건설공사 입찰과정에서 두산중공업이 짬짜미를 하고도 리니언시(자진신고감면제)로 기소되지 않은 점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와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전 의원은 이와 별개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위원장은 적폐청산 TF(태스크포스)를 별도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잘못된 것은 정리하고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미래로 나아가려면 과거에 대한 검토와 반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정재호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김 위원장과 피우진 보훈처장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정 의원은 "공정위와 보훈처 두 장관님은 과거의 오명에서 벗어나려고 고군분투하고 계신 게 눈에 보인다"면서 "그런데 아직도 밑의 직원들은 두 분을 단기필마로 여기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에 질세라 국감 보이콧을 접고 돌아온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적폐청산 TF, 복지정책을 고리로 앞다퉈 반격에 나섰다.
홍일표 의원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에게 "탈원전을 하더라도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면서 "원전은 설치도 중단도 법에 근거해야 하는데 정부가 바뀌었다고 취소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김선동 의원도 "원전공론화위원회에서 탈원전을 권고한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라며 가세했다.
특히 김 의원은 청와대에서 내려보낸 '적폐청산TF 공문'을 언급하며 "일개 비서실장이 공문을 하달한 것은 월권"이라며 "공문에는 정치 보복성 의도가 그대로 적시돼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해당 공문이 이낙연 국무총리에게는 전달되지 않았다며 이 총리를 일컬어 '패싱 총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홍 실장은 "(이 총리가) 수신인은 아니었지만, 내용은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공론화위에 대한 지적에는 "월권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보충질의에서 '흥진호 피랍사건'과 관련해 "조선중앙통신을 보고서야 정부가 나포 사태를 확인하는 참극이 벌어졌다"며 "국가의 위기관리체계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 간사인 김한표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소위 '문재인 케어'를 정면공격했다.
그는 "(문 케어가) 기대에 못 미치면 결국 희망 고문으로 끝날 것"이라면서 "인기영합적, 즉흥적으로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부작용을 따져봐야 했는데 대책이 뭐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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