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복원] 남관표-쿵쉬안유 '한중 핫라인' 뜬다

입력 2017-10-31 17:00  

[한중관계 복원] 남관표-쿵쉬안유 '한중 핫라인' 뜬다

정의용-맥매스터 '한미 핫라인'과 유사 역할 주목

쿵쉬안유는 조선족 출신…청와대-中외교부 이례적 조합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을 실무적으로 이끌었던 양국의 '산파역'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 측에서는 중국과의 관계가 다양한 부처에 얽혀있다는 점에서 외교부가 아닌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남관표 2차장이 나섰고 중국 측에서는 외교부의 핵심 실세로 꼽히는 쿵쉬안유(孔鉉佑) 부장조리가 나섰다.

전통적 외교채널이 아니라 최고결정권자들과 소통하면서 가장 효율적으로 입장이 조율해낼 수 있는 카운터파트가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리 측 차관급 청와대 인사가 협상 대표를 맡은데 비해 중국은 외교부 차관보급이 나와 '급이 안 맞는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1일 기자들을 만나 "쿵 부장조리는 이미 2004년도 동북공정, 2014년 중일 간 영유권 분쟁 등 중요한 협상을 담당해 중국 외교부내에서 아주 터프하고 실력 있기로 알려져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 '핵심이익'과 연계된 중요한 현안이 있을 때 나섰던 실세라는 점을 들어 그가 중요한 외교현안을 맡을 만한 중량감 있는 인물임을 강조한 셈이다.

막판까지 한중관계 복원을 놓고 서로의 입장을 조율했던 남 차장과 쿵 부장조리의 관계를 놓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간 '핫라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극비리에 미국 워싱턴D.C.에서 맥매스터 보좌관을 만나 양국 관계 뇌관이었던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사전에 매듭짓는 등 '핫라인' 구실을 톡톡히 했다.

이번 한중관계 복원에 있어서도 핵심 이슈였던 사드 문제를 매듭지음으로써 '남관표-쿵쉬안유' 라인이 '정의용-맥매스터' 핫라인에 버금가는 위상으로 앞으로도 한중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물론 이번에도 정 실장이 협상의 방향을 전체적으로 지휘한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대중 외교에 있어 남 차장의 역할이 크게 주목되고 있다.

남 차장과 쿵 부장조리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인연이 없고 이력도 차이가 난다.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남 차장은 1981년 외무부에 입부한 이래 주로 조약 및 국제법률 분야를 맡아왔으며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관련한 현안을 다룬 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통'이 아니면서도 악화된 한·중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역할을 무리없이 해냈다는 평가다.






쿵 부장조리는 헤이룽장(黑龍江) 출신의 조선족으로 주로 아시아 외교 업무를 담당해 왔다.

한국이나 북한에서 근무한 경험은 없지만 현재 북핵 6자회담의 중국 측 수석대표를 맡은 데다 주일본 공사를 지낸 이력도 있어 한반도·일본 정세에 해박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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