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관리권 이관 앞둔 '롯데월드 지하도 상가' 업주 반발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부산시설공단이 시내 중심가의 한 지하도 상가의 관리권 이관을 앞두고 높은 임대료 등의 계약 조건을 제시해 업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31일 부산시설공단(공단)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조성해 20년간 무상으로 사용한 부산시 부산진구 '롯데월드 지하도 상가' 관리권이 오는 12월 17일에 공단으로 이관된다.
이 상가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하에 자리 잡고 있다.
공단은 관리권 이관에 앞서 지난 25일 수의계약 대상인 지하도 상가 업주 25명에게 사용료(임대료) 등 내년부터 적용할 임대차 계약 조건을 통보했다.
그런데 공고문에 명시된 계약 조건을 보면 1년 사용료와 보증금이 롯데쇼핑과의 계약 조건보다 3배가량 올라 업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런 계약 조건으로라면 한 업주는 월 사용료를 700만 원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다.
상당수는 롯데쇼핑과의 계약이 12월 말까지인데 그에 앞선 12월 15일까지 사용료와 보증금을 내야 한다.
또 사용료를 기존의 월 단위가 아닌 1년 치를 일시에 내야 하는 탓에 금전적인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온다.
한 업주는 오는 12월 15일까지 공단에 납부할 돈이 5억 원에 이른다.
공단은 롯데쇼핑과 달리 임대면적에 지하도 상가의 주차장 면적도 포함할 것으로 알려져 업주들이 관리비 상승도 우려하고 있다.
한 업주는 "이런 수준이라면 지하도 상가와 지상의 'A급' 상가가 다를 바가 없다"며 "공단이 '젠트리피케이션'을 조장하는 게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과도한 임대료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기존의 상인들이 다른 곳으로 쫓겨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공단은 관리권 이관에 따라 해당 지하도 상가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새로운 임대차 계약 조건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사용료는 감정평가기관 2곳의 조사 결과에 따랐다"며 "그동안 롯데쇼핑이 보증금을 많이 받는 대신에 시세보다 임대료를 적게 받아 공단이 제시한 사용료가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주들이 기존 계약 기한에 따른 보증금 조달에 피해를 보지 않도록 롯데쇼핑과 협의해 개별 계약 기간을 조율하고 사용료를 1년간 4번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10월 현재 공단의 중부와 남부 지하도 상가사업소는 각각 서면몰·부전몰과 국제·남포·광복·부산역 지하도 상가를 관리하고 있다.
공단은 오는 11월 초에 업주들을 상대로 임대 계약 관련 설명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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