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대결 프로게이머 완승했지만…AI, 위협적이었다

입력 2017-10-31 17:27   수정 2017-10-31 17:37

스타크래프트 대결 프로게이머 완승했지만…AI, 위협적이었다

AI 경이로운 컨트롤에 방청객 '공포의 비명'…게이머 4:0, 일반인 1:5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인공지능(AI)이 저 수많은 유닛을 하나하나 따로(동시에) 움직이는 것 좀 보세요! APM(분당 명령수)이 2만은 되겠어요!"

화면을 보고 있던 캐스터가 당황한 듯 소리를 질렀다. 방청석에 있던 학생·일반인들도 공포감을 느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

손으로 마우스를 움직여 게임 속 유닛을 조작해야 하는 인간과 달리 자신의 유닛을 빠르고 정확하게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모습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31일 오후 서울 군자동 세종대 학생회관에서 열린 '인간 vs 인공지능 - 스타크래프트 대결' 행사에는 300석 규모의 대강당을 가득 채우고도 남아 일부는 서서, 일부는 계단에 앉아 경기를 볼 만큼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처음으로 열리는 인간과 AI의 PC게임 스타크래프트 대결이 이채로운 데다 바둑으로 인간을 이긴 '알파고'의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바둑에 이어 PC게임을 놓고 벌인 이날 인간과 AI의 대결에서는 사람이 완승을 거뒀다.

AI와 맞서는 인간 대표로 나선 2007년 월드사이버게임스(WCG) 금메달리스트 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는 우선 한국 세종대 연구팀이 만든 MJ봇은 어렵게 물리쳤다.

그러나 뒤이어 AI끼리의 대회에서 1∼2위를 차지한 ZZZK(호주)와 TSCMOO(노르웨이)는 5분 안팎의 짧은 시간에 이겼다. 페이스북이 참여해 만든 체리파이(Cherrypi·미국)와의 경기도 5분여 만에 승리로 끝냈다.

ZZZK와 TSCMOO, 체리파이는 모두 극초반에 모든 물량을 쏟아 넣는 전술인 '4드론 러시' 전략만을 줄기차게 구사했으나 송 선수는 이를 침착하게 막아내고서 텅 비어있는 적진을 공략하는 전술로 승리를 일궜다.

방청객들은 송 선수가 연속해서 적의 '러시'를 막아내자 일제히 '와아'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를 쳤고, AI를 상대로 완승하자 '역시 프로게이머는 다르다'며 고개를 젓고 혀를 내둘렀다.





송 선수가 이처럼 갈채를 받은 것은 앞서 이들 AI와 대결을 펼친 일반인 게이머는 AI에게 크게 패했기 때문이다.

하수(下手) 격에 속하는 '래더점수' 1천100점의 이승현 선수는 3경기에서 1승을 거두는 데 그쳤고, 중수(中手)로 볼 수 있는 '래더점수' 1천500점의 최철순 선수는 3경기를 내리 졌다.

방청객들은 처음에는 AI가 인간 플레이어의 유닛을 하나 파괴하는 모습만 보고도 '잘 한다'고 환호했지만, 나중에는 AI가 게임 속 유닛을 하나, 하나 동시에 조작하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세종대 학생 최모(21)씨는 "스타크래프트가 변수가 많고 판단력이 중요한 게임이라서 그런지 아직은 AI가 인간을 이기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AI가 적어도 1∼2년 안에 인간과 대등해질 것으로 보여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경기를 마치고 우승패를 안은 송 선수는 "호주·노르웨이·미국의 AI보다는 한국의 MJ봇이 더 상대하기 까다로웠다"며 "프로게이머가 AI 개발에 참여한다면 발전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J봇을 개발한 김경중 세종대 교수는 경기 시작 전에 "지금 스타크래프트에 쓰이는 AI는 알파고와 달리 학습 능력은 갖추지 못한, 비교적 낮은 단계의 AI"라고 소개하며 프로게이머의 승리를 예상했다.

com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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