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은행 선정 '기업하기 좋은 나라' 4위…한단계↑

입력 2017-10-31 23:00  

한국, 세계은행 선정 '기업하기 좋은 나라' 4위…한단계↑

2015년 이어 사상 최고 순위…G20 중에선 1위

법적분쟁해결·전기공급 등 좋은 점수…자금조달 등은 저조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국가별 기업 경영 환경을 따져보는 세계은행(WB) 평가에서 한국이 190개국 가운데 네 번째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년보다 한 계단 상승한 역대 최고 순위로, 주요 20개국(G20) 국가 안에서 비교하면 1위다.






세계은행이 31일(한국시간) 발표한 '2017년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2018)' 결과를 보면 평가대상 190개국 중 한국은 4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6년(5위)보다 한 계단 상승한 순위다.

연도별 순위를 보면 2007년 30위였던 한국은 2009년 처음으로 20위권 안(19위)에 들어서고서, 2011년 10위권(8위)으로 진입했다.

이후 꾸준히 순위를 높이다가 2015년 최고 순위인 4위까지 올라섰고, 2016년 한 계단 미끄러졌으나 올해 다시 4위로 복귀했다.

올해 한국보다 순위가 높은 국가는 뉴질랜드(1위), 싱가포르(2위), 덴마크(3위)뿐이었다. 이들 세 나라의 순위는 작년과 변동이 없었다.

작년 한국을 제치고 4위에 올랐던 홍콩은 올해 5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4년 연속으로 상위 5위권을 유지했다.

아울러 G20 국가와 비교하면 작년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른 G20 국가의 순위는 미국 6위, 독일 20위, 일본 34위, 러시아 35위, 중국 78위 등이었다.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는 창업에서 퇴출에 이르는 기업 생애주기에 따라 10개 분야를 국가별로 설문조사·법령분석을 통해 비교·평가한다.

이런 과정에서 관련 제도가 얼마나 기업 친화적인지를 들여다본다.

10개 분야를 세부적으로 보면, 한국은 법적분쟁해결(1위), 전기공급(2위), 퇴출(5위), 창업(9위) 분야에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법적분쟁해결은 상대적으로 소송비용이 낮고 소송절차가 효율적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기공급은 소요시간·절차를 지속해서 단축하고 있으나, 상대평가 탓에 전년 1위에서 한 계단 내려왔다.

퇴출 분야는 기업이 도산했을 때 들어가는 행정·소송비용이 낮고, 채권회수율이 높다는 이유로 전년과 같은 5위를 유지했다.

창업 분야도 온라인 법인설립시스템을 통해 창업절차를 개선하면서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2013년 34위였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 9위를 유지했다.

반면 건축인허가(28위), 통관행정(33위), 자금조달(55위) 등은 부진한 분야였다.

건축인허가는 온라인 등본 발급 등 절차 단축으로 순위가 전년 31위에서 세 계단 상승하기는 했다. 다만 건축물 품질안전관리지수 평가가 낮았다.

2014년 3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던 통관행정 분야는 2015년 평가방식 변화로 순위가 떨어지는 추세다.

애초 해상통관 소요시간과 비용만 측정했지만, 육상·해상통관을 선택적으로 평가하면서 육상통관 비용이 없는 유럽연합(EU) 국가의 순위가 높아진 탓이다.

자금조달은 동산담보·양도담보·금융리스·채권양도 등을 포괄하는 단일한 법령이 없어 순위가 낮았다. 전년보다 순위가 11계단이나 떨어져 가장 부진한 분야였다.

정부는 올해 평가 결과가 지속적인 규제·제도개선으로 기업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속적인 규제·제도개선과 함께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 대·중소기업 간 공정경쟁과 상생협력 강화 등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업환경 개선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은행 평가는 다른 기관의 평가와 비교하면 한국의 순위가 높은데, 이는 평가 방법의 차이 때문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과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는 100% 설문조사로 측정하는 항목이 많아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결과가 변화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반면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에는 법령분석과 지역 전문가 조사 등의 방식이 사용된다. 따라서 다른 평가보다 국가 간 순위 신뢰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세계은행의 평가는 금융·교육·노동시장의 경쟁력과 신산업 부문의 진입·경쟁제한규제 등은 평가대상이 아닌 점 등의 이유 탓에 IMD·WEF에 비해 종합적인 평가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은 지난달 WEF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137개국 중 26위, 5월 IMD가 발표한 순위에서는 63개국 중 29위를 기록해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는 부진한 평가 순위를 만회하기 위해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를 한 해에 두 차례 열어 정례화하고, 취약부문은 주관부처를 선정해 책임성을 강화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2vs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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