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문전문가그룹(GAIPE) 조사결과…"댐 개발사 경영진 지시 가능성"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지난해 살해된 온두라스 원주민 인권 지도자이자 환경운동가가 치밀한 사전 공모로 희생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제 자문 전문가 그룹(GAIPE)은 31일(현지시간)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베르타 카세레스 피살 사건의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어 "카세레스의 피살 사건은 4개월 전부터 조율된 음모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고 엘 에랄도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GAIPE는 "이 사건의 이면에는 '지적인 주모자'가 있다"면서 "댐 개발 회사의 수뇌부가 카세레스의 암살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고위층과 영향력 있는 민간인이 연루된 증거가 있다"며 "수사가 흐릿하게 진행된 만큼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GAIPE는 카세레스의 가족과 그녀가 속한 환경단체의 진상조사 요청에 따라 발족한 단체로 미국, 콜롬비아, 과테말라 출신의 변호사 5명이 참여하고 있다.
카세레스는 리오 블랑코 지역의 개발 사업인 아쿠아 사르카 댐 건설을 반대하면서 개발 사업에 찬성하는 지역 지주 등으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다가 지난해 3월 자신의 집에 침입한 괴한들에게 총기로 살해됐다.
렌카 원주민 사회의 지도자로 원주민 권익보호 운동을 펼쳐온 카세레스는 2015년에 골드만 환경상을 받은 인물이다.
유럽계 지주들은 그녀의 피살로 국제적인 비난 여론이 일자 댐 건설 투자를 중지했다.
검찰은 지난해 5월 현역 육군 장교를 비롯해 카세레스가 반대하던 수력댐 개발 사업과 직ㆍ간접으로 관련된 8명을 살해용의자로 체포하고 사건을 서둘러 종결, 몸통은 밝히지 못한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온두라스에서는 2010년 이후 100여 명의 인권운동가와 환경운동가들이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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