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정신 이상자가 또 공격…미국에선 안된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서 일어난 트럭돌진 사건을 곧바로 '테러'로 규정하고 입국자 심사 강화 방침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맨해튼 트럭 테러가 발생한 직후 트위터에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부터 사건 경위를 보고받은 뒤 "뉴욕에서 병들고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자(sick and deranged person)가 공격한 것 같다. 경찰이 이 건을 자세히 보고 있다"며 굵은 대문자로 "미국에선 안된다"는 글을 올렸다.
또 한 시간쯤 뒤 다시 트윗을 올려 "이슬람국가(ISIS)를 중동 등지에서 물리친 뒤 이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거나 다시 돌아오게 해서는 안 된다. 이미 충분하다"며 사건의 책임을 IS에 돌렸다.
아울러 "뉴욕 테러 공격의 희생자와 유족들을 생각하고 애도하며 기도한다. 신과 당신의 국가가 당신과 함께한다"는 위로의 글과 함께 "방금 국토안보부에 이미 '극단적인 심사 프로그램'을 더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올바르려는 것은 좋지만 이 경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국가 안보를 이유로 불법 이민자를 엄중 단속하겠다는 공약과 함께 '극단적인 심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미 정부는 '반(反) 이민 행정명령'이라는 이름으로 특정 이슬람 국가 출신자들의 미국 입국을 엄격히 제한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며 합법적인 영주권 발급건수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불법 밀입국을 막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설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도 최근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이날 뉴욕 차량돌진 사건을 곧바로 '테러'로 규정하고 이주자 심사 강화 방침과 연결지은 것은 실제 용의자가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미 영주권자일 가능성이 드러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용의자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29세 남성으로,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하는 내용의 쪽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건 당시 목격자들은 이 남성이 경찰이 쏜 총에 맞기 전 "알라후 아크바르"(알라신은 위대하다)를 외쳤다고 진술했다.
뉴욕타임스는 세이풀로 사이포브(Sayfullo Saipov)라는 이름의 이 남성이 지난 2010년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해 영주권인 '그린 카드'를 소지했다고 전했다.
그의 친구와 동료들은 폭스뉴스에 "매우 친절하고 매우 좋은 사람"이라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AP통신은 뉴욕 당국이 IS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도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범)'의 개인 소행으로 보인다며 광범위한 테러 모의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만약 이번 사건이 테러로 판명되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에서 일어난 첫 테러 사건이라고 AFP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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