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없이 수사해 엄단해야"…'박前대통령·국회에 전달됐나' 촉각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수십억 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된 데 대해 "역대 최악의 도둑질"이라고 비판하면서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등 대대적인 공세를 폈다.
또 특수활동비를 비롯한 국정원 예산에 대한 통제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국정원 개혁에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도 보였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십상시' 등으로 불린 비서관들에게 매년 10억 원씩 상납 됐다고 한다. 희대의 세금 도둑질에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단군 이래 역대 최악의 도둑질"이라고 비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 역시 "대체 어느 나라 국정원이 이렇게 매일 뉴스의 중심에 서나. 대한민국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참으로 암담하다"며 "국정원은 국가정보원이지 국내정치원이 아니다"며 개혁을 주문했다.
박영선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예산, 그들만의 국정원 천국이다. 우려했던 일이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며 "더는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 쌈짓돈처럼 가져다 쓰는 일이 없도록 국정원 예산도 기재부의 비밀인가를 얻은 예산전문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여권 내에서는 이들에게 건네진 돈의 성격이 개인을 상대로 한 뇌물이 아닌 이전 정부 청와대의 활동비로 쓰였을 가능성도 언급되는 등 자금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추 대표는 "이들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만큼 상납받은 돈의 최종 사용자에 대해서도 성역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다가 '정윤회 문건 유출'과 관련해 기소됐던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비서관 개인한테 준 것은 아닐 것"이라며 "추측이지만, 이병기 전 비서실장이 국정원장도 했다. 국정원 쪽에다 '(청와대에) 좀 보태줄 수 없냐'고 얘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와대, 그중에서도 핵심파트에서 (돈이) 필요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추정했다.
사회자가 '핵심파트가 어디냐'고 묻자 "1, 2 부속실과 총무비서관실, 즉 '문고리 3인방'이 관장한 파트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한다"고 답했다.
다만 조 의원은 이 돈이 당시 여권이나 정치권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에 대해선 "수사 중이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청와대 비서실과는 무관하게 핵심그룹에서 사용하려고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청와대가 정치권에 돈을 줄 위치가 아니다. 대부분 입장에서 '갑'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편, 조 의원은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국정원의 우병우"라고 규정하면서 "국정원 안에서 우병우처럼 권력을 휘둘렀다는 뜻이다. 경우에 따라 국정원장도 무력화시키고 청와대 문고리나 우병우와 직거래를 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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