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킹' 하뉴, 네이선 천 도전 이겨내고 정상 사수할지 관심
러시아 메드베데바, 새로운 '피겨퀸' 등극 예상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2010 밴쿠버올림픽과 2014 소치올림픽에서 전 세계 피겨 팬들을 설레게 했던 김연아(27)는 선수가 아닌 홍보대사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맞는다.
많은 피겨 팬들에게 있어 여왕이 떠난 빙판은 예전 같지 않겠지만, '피겨킹' '피겨퀸' 자리를 노리는 각국 선수들이 평창의 빙판을 아름답게 수놓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갈고 닦고 있다.
시즌 개막과 함께 일찌감치 시작된 평창을 향한 경쟁에서 가장 맨 앞에 서 있는 선수는 일본의 하뉴 유즈루(23)와 러시아의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7)다.
남자 싱글 최강자 하뉴는 사실 이미 '피겨킹'의 칭호를 얻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4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정상에 올랐고 소치올림픽에서 당시 남자 싱글 최정상이던 패트릭 챈(캐나다)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남자 싱글 챔피언에 오른 첫 아시아 선수였다.
하뉴에겐 이것 외에도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가 수없이 많다.
소치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101.45점을 받아 피겨에서 신채점방식이 도입된 이후 최초로 100점을 넘겼다. 앞서 2015년 대회에서 프리스케이팅 200점, 총점 300점도 처음으로 넘어선 선수가 됐다.
현재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112.72점), 프리스케이팅(223.20점), 총점(330.43점) 세계기록도 모두 하뉴의 몫이다.
ISU 공인 대회에서 쿼드러플(4회전) 루프 점프에 성공한 것(2016년 CS 어텀 클래식 인터내셔널)도, 후반부에 3번의 쿼드러플 점프를 성공한 것(2017 월드 팀 트로피)도 하뉴가 처음이었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실력뿐만 아니라 귀여운 외모로 스타성을 겸비한 하뉴는 일본 안팎에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 강릉에서 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가 열렸을 때 일본과 한국, 중국의 팬들이 모여 3개 국어로 하뉴를 응원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수많은 광고에 출연했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센다이에 있는 집에 피해를 당한 후에 지진 피해자 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하뉴의 이번 시즌 출발은 주춤하다.
첫 대회인 9월 캐나다의 어텀 클래식 인터내셔널에선 쇼트에서 세계기록을 경신하고도 프리스케이팅에서 최악의 점프 난조를 보이며 스페인의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에 이어 2위에 그쳤다.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도 미국의 네이선 천에 금메달을 내줬다.
평창에서는 '피겨킹' 지위 사수에 나서는 하뉴와 4회전 점프 무기를 장착한 강력한 도전자 네이선 천의 맞대결이 흥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여자 싱글에서는 메드베데바가 피겨퀸 등극을 준비하고 있다.
메드베데바는 김연아의 기록을 잇달아 경신하며 김연아가 떠난 피겨 여자 싱글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세계선수권대회와 그랑프리 파이널을 두 차례 제패했다.
여자 싱글 쇼트(80.85점), 프리(160.46점), 총점(241.31점) 세계기록을 모두 보유 중이다. 모두 지난 4월 ISU 월드 팀 트로피에서 갈아치운 것이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의 엄마를 둔 메드베데바는 자세 교정을 위해 3살부터 일찌감치 피겨를 시작했다.
2013년 처음 출전한 주니어 그랑프리 무대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2014-2015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제패하고 다음 시즌 곧바로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도 평정했다.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직후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제패한 것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에 이어 메드베데바가 세 번째다.
최고의 성적을 냈던 지난 시즌 이후 이번 시즌 들어서도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9월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온드레이 네펠라 트로피와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모두 '가뿐히' 우승했다.
남자 싱글과 달리 여자 싱글에서는 아직 메드베데바를 위협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평창의 여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메드베데바는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에 아이돌 그룹 엑소(EXO) 멤버들의 사진을 올리며 엑소 팬임을 인증하기도 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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