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동북아 전력망 사업 경제·기술적으로 가능"

입력 2017-11-02 06:00   수정 2017-11-02 06:09

조환익 "동북아 전력망 사업 경제·기술적으로 가능"

"내부 타당성 검토 마쳐…내주 러'측과 '슈퍼그리드' 논의"

"영국 원전 수출 빨리 끝낼 것…실무진끼리 긴밀히 접촉 중"



(광주=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1일 한국·중국·일본은 물론 러시아까지 아우르는 동북아 광역전력망 사업(슈퍼그리드)에 대해 "자체 타당성 검토 결과 경제·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이날 '2017 빛가람 국제전력기술 엑스포(BIXPO 2017)'가 열린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간담회를 하고 "최근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각국 정상들이 동북아 에너지 연계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했다"며 "한전도 이와 관련한 타당성 조사를 끝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7일 동방경제포럼 연설에서 러시아가 주도해 동북아의 에너지 공동체를 만드는 개념의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 협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전은 러시아와 광역전력망을 구축하는 사업에 대해 용역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가 최근에 나온 것이다.

한전은 한·중·일 간 광역전력망 구축과 관련해서는 이미 "가능하다"는 내부 결론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조 사장은 지난 6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중·일을 잇는 동북아 광역전력망 사업을 함께 추진키로 합의한 바 있다.

한전과 소프트뱅크는 몽골에서 태양광·풍력 단지를 짓고 중국-한국-일본 서부를 해저전력망으로 연결해 전기를 공유하는 사업을 추진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조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러시아와는 다음 주 내한할 극동개발부 장관과 만나 슈퍼그리드 관련 부분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 문제는 경제 문제를 넘어 동북아 긴장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서도 슈퍼그리드는 중요한 어젠다"라며 "다만, 이 부분에서 근본적 진전을 이루려면 정부 간의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 추진 중인 21조원 규모의 무어사이드 원전 수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일본 도시바의 지분을 인수해야 하는데 관련 절차가 필요하다"며 "빨리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 개발사인 누젠 컨소시엄의 지분 60%를 갖고 있다.

조 사장은 "현지 관계자가 한국형 신형 원전 모델인 APR 1400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실무진끼리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도시바는 타임라인에 따라 빨리 움직이기를 바라고 있고 우리는 리스크를 따져 신중하게 접근하는 상황"이라고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국제전력기술 엑스포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과연 이런 행사가 되겠느냐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제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전력 분야 글로벌 최대 컨벤션 행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올해는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융합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며 "채용박람회까지 함께 열린 것도 주목해볼 만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조 사장은 "한전이 과거처럼 시장을 독점하며 보호체제 속에서 계속 갈 수는 없다"며 '업(業)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전이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데이터이고 기술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우리나라는 건설, 정보기술(IT), 에너지 분야에서 다 잘할 수 있으니 장차 스마트시티 같은 분야를 미래 동력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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