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연출 "혐오를 규정하는 건 타인 시선"…아이비·박혜나 주역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연출을 맡으며 영화와 어떻게 다를 것인지를 계속 질문받았어요. 조명, 음향, 영상 등을 활용해 영화와 전혀 다른 무대 미장센을 구현하려 합니다."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서 연출을 맡은 김민정 연출은 1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영화와는 다른 무대 예술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유명 소설가 야마다 무네키의 소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03)이 원작.
중학교 교사였던 '마츠코'가 폭력남과의 동거, 유부남과의 불륜을 거쳐 윤락녀, 살인자로 전락하는 과정을 그린다.
그러나 국내 관객에게는 동명의 영화(2007)로 더 친숙하다.
통속적인 이야기지만, 산뜻하면서도 독특한 연출, 화사한 색감 등으로 많은 영화팬의 지지를 받았다.
김 연출은 "원작은 사회성이 굉장히 강한 작품"이라며 "사회 맥락 속의 젠더, 그를 둘러싼 사회적 담론 등을 영화보다 더 부각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츠코를 혐오스럽다고 규정짓는 것은 타인의 시선"이라며 "사회 관계망 속에서의 편견과 혐오, 교사에서 성 노동자가 되는 과정에 대한 해석 등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마츠코' 역에는 뮤지컬 배우 박혜나와 아이비가 캐스팅됐다.
박혜나는 "그녀의 삶이 멋져 보였다"며 "백야에서 춤을 추든,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든,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삶이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이 역을 소개했다.
아이비 역시 "'마츠코'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사회에서는 더 말이 안 되는 일이 많이 벌어진다"며 "비극적인 일들을 혐오스럽지 않게 풀어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지난달 27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다. 4만4천~8만8천원. ☎1588-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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