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실패하자 여성에 손찌검, 클럽서 금품 털었다 '덜미'도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핼러윈'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10월 말 서울 이태원 거리는 폭행과 절도, 성추행 등 각종 사건으로 얼룩졌다.
2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금요일인 지난달 27일부터 핼러윈데이인 31일까지 112 신고로 이태원파출소 대원이 출동한 건수는 모두 372건이다. 전주 같은 기간(20∼24일·279건)보다 무려 100건 가까이 많았다.
27일 밤에는 핼러윈 파티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대거 클럽으로 몰려들면서 온갖 사건이 집중됐다. 이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경찰 출동 건수만 84건으로, 전주 같은 기간에 비해 22건이나 많았다.
술에 취한 채 사소한 이유로 시비가 붙어 주먹질로 이어진 폭행 사건이 대부분이었으나 절도나 클럽에서의 성추행 사건도 적지 않았다.
경찰은 평소 주말 대비 2배나 많은 순찰 대원을 투입해 이태원 일대를 예의주시했지만 이미 흥분에 젖은 거리에서는 사건이 들끓었다.
일요일인 29일 새벽 1시 40분에는 클럽 물품보관함에 둔 겉옷과 소지품들이 모두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한창 흥겹게 파티를 즐기던 피해자들이 실수로 흘린 열쇠를 20대 중반 남성 A씨 등 2명이 주워 500만원 상당의 물건과 현금을 꺼내 달아난 것이다.
출동한 경찰은 곧바로 범인 얼굴이 드러난 클럽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보해 동료들에게 전파했다. 범행 뒤에도 이태원을 떠나지 않고 유흥을 즐기던 A씨 등은 오전 6시 30분께 순찰을 하던 다른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피해자들은 다행히 잃어버렸던 소지품과 현금 대부분을 돌려받았다.
같은 날 오전 4시 50분 다른 클럽에서는 대학생 B씨가 "너는 살부터 빼야겠다"는 폭언과 함께 20대 여성 C씨를 밀쳤다가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B씨는 C씨에게 '작업'을 걸다가 실패하자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마다 각양각색의 복장을 뽐내는 핼러윈이어서 순찰 대원이 출동해도 "정말 경찰이 맞느냐"며 좀처럼 믿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태원파출소장인 신상호 경감은 "축제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지나친 음주는 큰 사건·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젊은이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이태원 거리를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거리로 가꿔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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