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의 여왕 김하늘 '일본 투어 3관왕은 양보하지 않을래요'

입력 2017-11-0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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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의 여왕 김하늘 '일본 투어 3관왕은 양보하지 않을래요'

1년 만에 국내 대회 출전…한·미 상금왕 박성현·이정은과 경쟁





(여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세계 3대 투어 상금 1위 선수들이 모두 출전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올해 신인상 수상을 확정한 '슈퍼 루키' 박성현(24)과 KLPGA 투어에서 '대세'로 자리를 굳힌 이정은(21)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상금 선두 김하늘(29)이 주인공이다.

대회 주최 측에서 이 세 명을 1, 2라운드 같은 조로 편성해 '흥행 카드'로 내세운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김하늘이 국내 대회에 나온 것은 지난해 이 대회 이후 1년 만이다.

작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3위에 오른 김하늘은 올해 JL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상금과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상금은 1억1천438만3천엔(약 11억1천만원)으로 국내 상금 1위 이정은의 10억8천만원보다 조금 더 많다.

일본 진출 3년 만에 JLPGA 투어 최강자로 거듭난 김하늘이 모처럼 국내 대회에 출전하자 국내 언론이나 골프 관계자, 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1일 오후 김하늘이 연습라운드를 9홀만 돌고 마치자 언론 인터뷰와 골프 관계자들의 미팅 요청이 줄을 이었다.

클럽하우스에서 기다리던 김하늘의 부모가 오후 1시를 훌쩍 넘긴 시계를 바라보며 "그래도 밥은 먹고 해야지"라며 안쓰러워했지만, 김하늘은 특유의 씩씩한 표정으로 "중간에 김밥을 먹어서 배가 안 고프다"며 손사래를 쳤다.

김하늘이 정말 밥 생각이 없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인터뷰와 관계자, 팬들과 만남을 먼저 하겠다고 부모님의 '밥걱정'을 뿌리치는 모습에서는 많은 배려심이 느껴졌다.

중간에 그의 어머니가 노파심에 "일단 (음식) 주문이라도 먼저 하라"고 독촉을 하자 이번에는 오히려 "왜 인터뷰하는 데 마음 불편하게 저러시는지 모르겠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연습라운드를 이번 대회에 초청 선수로 나온 JLPGA 투어 선수 요코미네 사쿠라(일본)와 함께 치렀는데 코스를 돌며 요코미네를 살뜰히 챙겼고 먼저 9홀만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퇴장하면서도 일본어로 인사를 건네는 등 남다른 배려심을 보여줬다.

9홀을 마치고 클럽하우스 앞에서 한 팬이 '요코미네 선수는 어디 있느냐'고 김하늘에게 묻자 10번 홀 쪽을 가리키며 친절히 안내하기도 했다.

'배려의 여왕'과도 같은 모습에 김하늘은 일본에서도 '인기 스타'로 대접받는다. 실제로 이날 연습라운드에는 일본 팬들이 찾아와 선물을 건네며 이번 대회 선전을 당부했다.

김하늘은 "일본어로 제 이름 '하늘'이 '소라'인데 그래서 일본 팬들이 '소라짱'이라고 부르며 응원을 보내주신다"고 소개했다.

1년 만에 국내 대회에 나온 소감을 묻자 김하늘은 "경기가 잘 안 될 때 한국에 왔으면 좀 그랬을 텐데 올해는 3승을 하고 와서 그런지 더 기분이 좋다"며 "오랜만에 동료 선수들이나 KLPGA 투어 관계자분들을 만나니까 반갑고 마음이 편해진다"고 답했다.

2011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김하늘은 "코스가 저와 잘 맞는 편"이라며 "소속사에서 개최하는 대회라 부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작년에도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올해도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015년 JLPGA 투어에 진출, 첫해 1승을 거뒀고 지난해 2승, 올해 3승을 수확한 그는 "사실 퍼트가 문제였는데 올해 상반기에 퍼트 감각이 좋아 3승을 따냈다"며 "하반기에 살짝 퍼트가 흔들렸는데 이 대회를 앞두고 휴식기를 가지면서 보완을 해서 다시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JLPGA 투어에서 상금과 대상 포인트 1위, 평균 타수에서는 신지애(29)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김하늘은 "일단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남은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꼭 3관왕에 욕심을 낸다기보다는 열심히 한 뒤에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시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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