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크기만한 그물도 발견…주요 서식지 생태계 파괴돼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북부 해안이 밀려드는 버려진 플라스틱 고기잡이그물(어망)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덩달아 많은 거북이 피해자가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공영 ABC 방송은 2일 축구장 크기만 한 것을 포함해 많은 폐어망으로 멸종 위기의 거북들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으며 생태계도 파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11/02/AKR20171102058100093_01_i.jpg)
방송은 특히 호주 북부의 동서 670km, 남북 770km 길이의 카펜테리아 만(Gulf of Carpentaria)의 폐어망 오염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카펜테리아 만은 세계 7개 바다거북 종 가운데 6개 종의 서식지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최대 번식지 중 하나다.
호주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인 세계동물보호(WAP) 소속 벤 피어슨은 최근 플라스틱 오염 관련 회의에 참석, 카펜테리아 만이 버려진 유망(流網)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어슨은 "이들 어망은 무게가 수 톤이나 된다"며 "그 지역을 둥지로 하는 거북들이 망에 걸리고 일부는 수 주 동안 갇혀 꼼짝없이 죽어가게 된다"라고 말했다.
고기잡이에서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 환경에 600년 동안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피어슨의 설명이다.
호주 당국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사이의 티모르 해와 아라푸라 해로부터 해류에 따라 흘러온 약 30톤에 이르는 7개의 버려진 유망을 이 지역에서 수거한 바 있다.
이들 폐어망은 고기잡이에도 큰 손해를 끼쳐 식량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실정이다.
현재 호주 연방과학원(CSIRO)은 30여 곳 이상 지역의 원주민들과의 협력을 통해 해안을 청소하고 있다.
CSIRO 측은 또 카펜테리아 만의 오염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내년에 약 3천㎞ 해안을 따라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2013년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5천 마리의 거북이 8천 개 이상의 어망에 걸려 꼼짝 못 하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해양동물들이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먹어 치우는 일도 심각한 문제다.
'플라스틱 오션스 오스트레일리아'(Plastic Oceans Australasia)의 리키 허스버그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매년 약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온다"며 사람들이 이를 심각하게 깨닫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이 방송에 말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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