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창업] 전문가들 방향에는 공감…실효성은 의견 엇갈려

입력 2017-11-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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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창업] 전문가들 방향에는 공감…실효성은 의견 엇갈려

"질적 성장에 역점은 바람직"…"정부 주도에는 한계"

(서울=연합뉴스) 정열 김은경 정빛나 기자 = 경제·창업 전문가들은 2일 발표된 정부의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의 취지에 대체로 공감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스톡옵션 비과세 제도 부활과 엔젤투자 소득공제 확대 등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창업의 특성상 정부 주도의 역할이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 측면에서 창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벤처기업협회 박태근 커뮤니케이션 실장은 "스톡옵션에 대한 비과세 혜택, 엔젤투자 소득공제 확대, 기술인력 탈취와 인수합병(M&A) 세제 지원 등이 눈에 띈다"며 "업계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회수시장을 활성화할 정책들로 꾸준히 제시했던 내용"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스톡옵션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1세대 벤처 붐 때 우수한 인력들을 벤처기업으로 유인하는 데 큰 역할을 해 기대가 큰데 범위가 문제"라며 "1999년 주식 매입가격으로 5천만원이었고, 2006년 일몰제로 폐지 직전 행사 이익으로 3천만원이었는데, 이번에 행사 이익으로 2천만원을 잡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엔젤투자는 초기 벤처기업의 유일한 자금공급원이라 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규모나 인프라가 척박해 소득공제 확대가 긍정적"이라면서도 "5천만원 초과 투자구간의 소득공제율이 현행 30%로 유지됐는데 좀 더 확대됐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투자 후 회수를 해야 하는데 기업 상장까지는 10여년이 걸려 힘들다"며 "세컨드 리펀드(벤처캐피탈의 유동성 개선을 위해 창투사 등이 보유한 투자자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 활성화 등의 조치들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벤처기업 틸론의 최백준 대표는 "향후 3년간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를 조성하는 등 정부 지원 규모가 확대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창업 7년 이상 된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경우가 더러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코스닥에 상장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13년이라는데, 7년부터 자생하라는 것은 꾸준히 성장해 온 기업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정부 정책이 이러니 벤처캐피털들도 7년 이상된 기업에 투자를 잘 안 하려 하고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도 신규 발행을 제한한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국창업교육협회장인 김진수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어놓고 판로개척이나 상용화에 실패해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질적 성장에 중점 둬야 하고, '죽음의 계곡'을 넘기 위한 대책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정효 경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실패 창업자들에 재기 기회를 주고, 질적 성장에 초점을 두는 정부 정책의 방향성은 맞는 거 같다"며 "민간 주도형 창업 활성화가 성공할 확률이 높지만,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주면 성공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창업 활성화를 정부가 주도하는 데 대해 회의적 견해도 있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창업을 활성화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 분야가 나와야 한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그런 창업 아이템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 실장은 "창업은 고용 효과도 높고 대기업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경제민주화를 펼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는 점에서 정부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전례로 봤을 때 민간 쪽 시각에서는 일단 정부 돈이라면 '눈먼 돈'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효과적으로 정부 돈이 집행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모델로 꼽히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경우 사실상 정부가 하는 역할이 없다"며 "공급이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 창업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소득주도 성장만 강조하다가 혁신창업에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면서도 "과거 정부 주도 정책의 실효성 등을 고려했을 때 효과는 불확실하다 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이런 종류의 정책을 정부 주도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규제 등의 측면에서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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