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보증금 346억 안 받고 산단 착공계 내줬다

입력 2017-11-02 12:02  

경남도, 보증금 346억 안 받고 산단 착공계 내줬다

통영 안정산단 공유수면 원상회복 이행보증금 미예치…도 "청문 후 정상화 어려우면 새 사업자 공모"

(창원·통영=연합뉴스) 황봉규 박정헌 기자 = 경남도가 통영 안정일반산업단지 사업시행자로부터 수백억원의 공유수면 원상회복 이행보증금도 받지 않고 착공계를 수리해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경남도와 통영시 등에 따르면 2010년 1월 통영 가야중공업 등 4개 업체로 구성된 안정지구사업단이 제출한 안정산단 조성사업을 승인했다.

이 사업은 통영시 광도면 안정리 일대 바다와 육지 130만㎡를 조선 기자재업체가 입주하는 산단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2014년 10월 도가 공사 중지명령을 내려 공정률 12%에서 중단됐다.

2014년 2월 착공신고서를 수리할 때 사업시행자가 공유수면 원상회복 이행보증금을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에는 공유수면 매립사업을 할 경우 공유수면 관리청이 원상회복에 드는 금액을 점용·사용 실시계획 승인 신청 또는 신고 시까지 예치하도록 규정했다.

사업 중단이나 포기에 대비해 바다를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을 복구비다.

통상 공유수면 매립 비용의 20%를 이행보증금으로 예치해야 하는데 안정산단 이행보증금은 346억원 수준이다.

이에 대해 도는 2015년 4월과 올해 들어 지난 8월 두 차례에 걸쳐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등을 위한 청문절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사업시행자가 사업 추진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 종합 검토 후 시행자 지정 취소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행보증금 예치 및 안정산단 정상화는 미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산단 조성이 진행 중인 마을 주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부권 안정리 예포마을 이장은 "2006년 산단 조성 주민설명회 이후 10년이 넘었는데도 산단 조성이 불투명해 문제가 많다"며 "주민들은 어업권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해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이장은 "도가 공유수면 원상회복 이행보증금을 받지 못해 사업 취소를 하게 되면 도가 책임을 져야 해 그러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며 "이 사업 때문에 주민 불편이 크다"고 전했다.

통영시 관계자도 "자금난을 이유로 사업 진척이 없다 보니 주민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이다"며 "도에서 청문절차를 밟고 있다고 하니 오는 연말에는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고, 도 방침이 나오면 주민 의견 등을 수렴해서 도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는 추가 청문절차를 거쳐 사업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새로운 사업자를 모집해 정상화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이행보증금 예치는 산단 허가 필수사항은 아니다"면서도 "공유수면 개발부서에서 제시하는 이행 조건 중 하나인데 산단계획 승인 이후 착공할 때 납부해야하는 것을 조선업 위기 등에 따른 자금난 등으로 납부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세 번째 청문절차를 열어 사업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현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고 새로운 사업시행자를 공모할 계획이다"며 "안정산단 조성사업이 정상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b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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