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국내 토종 담배업체인 KT&G가 이달 궐련형 전자담배인 '릴'을 출시할 예정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외국계인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가 가격조정 시기와 폭을 놓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어 KT&G의 신제품 가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 인상이 유력해지면서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는 전용 담배스틱인 '히츠'와 '네오스틱' 소비자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가 세금 인상분을 반영하면 현행 전용담배 스틱 갑(20개피)당 가격을 4천300원에서 5천원대로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가열기기인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BAT코리아의 글로에 전용 담배스틱을 꽂아서 사용한다.
담배스틱 개별소비세율은 애초 일반담배의 50∼60%였지만, 최근 관련 법 개정을 통해 90%까지 인상될 예정이다.
개별소비세는 20개피당 현행 126원에서 529원으로 인상된다. 여기에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까지 동반해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인상분을 감안한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격 인상 수준은 5천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국 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도 내부적으로 인상을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KT&G가 '릴'을 출시하겠다고 예고해 고민이 더 깊어졌다.
가격 인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할 수 있는 데다 조정한 가격이 KT&G의 신제품 가격보다 비싸면 시장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KT&G는 국내 전체 담배시장 1위 업체로 시장 영향력이 상당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릴 가격이 4천원 중반대가 되면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가 가격 인상에 큰 부담을 느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KT&G의 릴 가격 정책이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격 인상 시기, 폭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KT&G도 이런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 '릴'의 가격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KT&G는 전국적인 유통망과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어 가격경쟁력까지 갖춘다면 릴 점유율을 단시간에 확대할 수 있다"며 "외국계 담배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겠다고 쉽게 밝지 못하는 데 이런 배경이 있다"고 전했다.
업계는 릴의 가격뿐만 아니라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의 호환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일부 유출된 릴의 사진을 보면 외형이 아이코스의 히츠와 비슷해 호환이 가능할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릴은 아이코스와 유사한 '스틱+본체'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슬라이스형 덮개를 밀어서 사용하는 방식도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전자담배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KT&G가 필립모리스 제품과 호환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 더 수월하게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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