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축구협회 기술위원장 '돌연 사퇴' 이유는?

입력 2017-11-02 16:14  

김호곤 축구협회 기술위원장 '돌연 사퇴' 이유는?

정몽규 회장-신태용 대표팀 감독 부담 줄여주려는 선택

축구팬 비난 여론에 '심적 고통' 겪는 가족 의견도 고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대한축구협회와 우리 대표팀이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이 시점에서 제가 사퇴하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했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2일 사퇴의 변을 통해 한국 축구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자신의 퇴진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최근 국가대표팀의 부진한 경기력과 이로 촉발된 '히딩크 사태' 전반에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대표팀 경기력과 협회 내부 비리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할 때까지만 해도 '사의 표명'을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진 사퇴는 갑작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당시 축구협회 내부에서는 정 회장의 사과 기자회견 개최 여부를 놓고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김호곤 위원장의 '사퇴' 등을 포함한 인적 쇄신 방안이 담기지 않은 회견은 오히려 하고도 비난을 자초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정 회장이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였지만, 개혁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고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약속으로 대신했다.






협회 부회장을 겸직하는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정 회장의 '인적 쇄신안' 약속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총대를 메는 쪽을 선택했다.

협회 개혁을 촉구하는 축구팬들의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누군가는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용퇴를 결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사퇴는 축구협회 수장으로서 총체적 책임이 있는 정몽규 회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사면초가'에 빠진 신태용 대표팀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자구책 성격이 강하다.

김 위원장이 기술위원장을 맡아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 신태용 감독은 4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두 경기 연속 '무득점-무승부'로 간신히 본선 진출 티켓을 따냈다. 한국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올랐지만, 축구팬들은 축하를 보내기는커녕 조롱으로 일관했다.

유럽 원정으로 치른 평가전에서도 러시아에 2-4, 모로코에 1-3으로 참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 축구에 어떠한 형태로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하자는 주장이 득세했고, 김 위원장은 히딩크 감독 측의 제안을 묵살했다는 의혹까지 샀다.

이 때문에 김호곤 위원장은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수난을 겪었고, 최근에는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축사국)으로부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당하는 사태까지 번졌다.

이는 김 위원장이 더는 정몽규 회장과 신태용 감독의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는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최근 계속되는 축구팬들의 비난 여론에 가족이 심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점도 김 위원장 사퇴 결심에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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