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안긴 다르빗슈 "다저스에 잔류하고 싶어"

입력 2017-11-02 16:04   수정 2017-11-0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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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안긴 다르빗슈 "다저스에 잔류하고 싶어"

월드시리즈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21.60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악몽과 같은 결과를 안긴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1)는 "이 고통이 한동안 내 안에 머무를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다르빗슈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에 선발 등판, 1⅔이닝 만에 3피안타(1피홈런) 5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5-1 승리와 창단 첫 우승으로 끝난 이 날 7차전에서 휴스턴이 뽑은 5점은 모두 다르빗슈를 상대로 얻어낸 점수였다.

3차전에서도 1⅔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6개를 맞고 4점을 줘 패배를 떠안았던 다르빗슈는 월드시리즈에서 2패째를 떠안았다.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겨냥해 영입한 다르빗슈의 충격적인 몰락과 함께 다저스의 우승 꿈도 물거품이 됐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는 휴스턴의 쿠바 출신 슬러거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다르빗슈를 향해 인종차별적 행위를 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차전에서 다르빗슈는 구리엘에게 선제 홈런을 내줬고, 구리엘은 더그아웃에 돌아와 양 손가락으로 눈을 옆으로 찢는 시늉을 했다.

구리엘은 아시아인을 비하할 때 쓰는 제스처를 했다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내년 시즌 5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다저스 팬들은 6차전에서 구리엘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야유를 쏟아냈다. 다저스 선수들은 다르빗슈를 위해 반드시 시리즈를 7차전까지 끌고 가겠다고 약속했고, 3-1 승리로 그 약속을 지켜냈다.

그렇게 다르빗슈에게는 복수할 기회가 돌아왔지만, 그는 기대에 전혀 보답하지 못했다.

다르빗슈가 이번 월드시리즈에 남긴 성적은 2패에 평균자책점은 21.60. 그는 '우승 청부사'는커녕 우승에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로스앤젤레스 언론과 팬들은 다르빗슈와 결별을 기정사실로 했지만 다르빗슈는 팀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AFP통신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고통은 한동안 내 안에 머무를 것 같다"며 "여기에서 배우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8월 1일 다저스가 윌리 칼훈 등 유망주 3명을 내주고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영입한 다르빗슈는 "메이저리그에 온 이후 지난 3년간 나는 야구에 대한 열정을 되찾으려고 애썼다"며 "그리고 다저스에서 나는 그 열정을 다시 발견했다"고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그는 "다시 월드시리즈 무대로 돌아와 더 나은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쉽지 않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시 다저스로 돌아오고 싶다"며 잔류 의지를 밝혔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다르빗슈의 부진은 설명하기 어렵다. 정말로 설명할 수 없다"며 "다르빗슈는 우리 팀에서 가장 좋은 3명의 선발 투수 중 한 명이었다. 3차전에서 안 좋았지만 우리는 다르빗슈에 대해 좋은 느낌이 있었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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