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인구 83만5천여명…다양한 인센티브에도 인구 작년수준 맴돌아
세종 '블랙홀' 영향…전출 4천748명, 전입은 절반인 2천110명 그쳐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청주시가 정한 인구 목표는 2030년까지 100만명 달성이다. 13년간 100만 인구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야 하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
'로컬 자족도시, 글로벌 명품도시'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구 100만명을 달성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초 '100만 인구 늘리기 종합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9월 말 주민등록인구 기준 인구는 83만5천658명인데 작년 말 83만5천197명에 비해 고작 461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구 증가율은 0.06%로, 충북(0.11%)이나 전국(0.13%) 평균보다도 낮다.
청주시에 따르면 올해 1∼9월 청주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5천449명인데, 같은 기간 사망자가 3천98명이어서 2천351명이 늘었다.
자연 증가는 적지 않은데도 전체 인구 증가가 더딘 것은 청주시로 이사 오는 주민보다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주민이 많아서다.
올해 1∼9월 청주 전입 인구는 7만8천878명인데 비해 전출 인구는 전입보다 1천867명 많은 8만745명에 달했다.
출산율은 높아도 전출 인구가 많은 탓에 인구 늘리기 대책 효과가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인구 전출은 이웃 세종시의 영향이 크다.
지난 9월 서울이나 부산 등지 빠져나간 인구나 이들 지역에서 청주로 전입한 주민은 별다른 차이가 없어 인구 증감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서울-청주 전출입 주민은 각 423명, 424명이고 부산-청주 전출입 주민은 각 88명, 91명이다.
그러나 세종시만은 예외였다.
작년 한 해 청주시민 4천748명이 세종시로 갔고, 세종시민 2천110명이 청주로 왔다. 청주시 입장에서는 2천638명이 세종시로 순유출된 셈이다.
이런 현상은 올해도 되풀이됐다. 세종에서 청주로 전입한 인구는 1천740명인데 비해 그 반대의 경우는 4천55명에 달했다. 순전출 인구가 무려 2천315명에 달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주택 공급량이 많고 교육 인프라가 발달한 세종시로 빠져나가는 인구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유출이 주거난 때문은 아니다. 청주지역 아파트 분양 규모는 다른 지역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준공된 아파트는 16개 단지 6천969가구에 달하지만 인구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상당구의 경우 인구가 작년 말 17만3천701명에서 17만1천74명으로 2천627명 줄어든 반면 청원구는 19만813명에서 19만3천408명으로 2천595명 늘었다.
서원구는 21만7천120명에서 21만7천338명으로 218명, 흥덕구는 25만3천563명에서 25만3천838명으로 275명 증가했다.
다른 시·도나 시·군의 인구가 청주로 유입된 게 아니라 아파트 준공에 따라 청주시내 4개 구(區)에서 이뤄진 이동이었음을 보여준다.
청주시는 다양한 출산·전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인구 증가를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가 전국적인 사안이서 지자체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100만 인구 달성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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