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완수사 필요" 한 차례 반려…법원에 청구할지 관심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회삿돈을 빼돌려 자택공사비로 쓴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며 영장을 한 차례 돌려보낸 검찰의 판단이 달라질지 주목된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일 오후 조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 회장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던 2013년 5월부터 2014년 1월 사이 공사비용 중 30억원가량을 그룹 계열사 대한항공 인천 영종도 호텔 공사비에서 빼돌려 쓴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 반려 후 기존에 확보된 증거를 재검토하고 보완수사를 거쳐 혐의를 입증했다"며 "증거인멸 염려가 있어 영장을 재신청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회삿돈 유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그룹 건설부문 김모 전무를 구속한 뒤 지난 9월19일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조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리는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짙다고 판단, 10월 16일 조 회장과 그룹 시설담당 조모 전무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며 다음날 영장을 돌려보냈다.
조 회장은 경찰 조사 당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을 검토한 검찰은 조 회장이 범죄에 관여했다는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만큼 더 명확하게 수사한 뒤 신병처리를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영장이 반려되자 "단순 행위자인 김 전무가 이미 구속된 상황에서 주요 실행 행위자인 조 전무와 범행의 최종 수혜자인 조 회장의 영장이 청구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다만 경찰은 혐의를 부인하는 조 회장과 달리 조 전무는 혐의를 인정한 측면이 있다는 검찰 의견을 고려해 조 전무의 영장은 재신청하지 않았다.
경찰은 조 회장의 경우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만으로도 혐의 입증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검찰이 이번에는 어떤 판단을 내릴지, 영장을 바로 법원에 청구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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