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차 부담금운용심의위원회서 의결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부담금 요율도 절반 가까이 낮춰
경유차 이중부과 논란 환경개선부담금 조건부 폐지 권고도 나와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정부가 날로 줄어드는 농어민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농지를 태양광 발전 시설이나 농산어촌 체험시설로 전환할 때 내야 하는 부담금을 줄여주기로 했다.
정부는 2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제5차 부담금운용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농지보전부담금 감면대상 조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 경우 농지보전부담금을 부과한 뒤 이를 농지조성 사업 등에 사용하고 있다. 작년 징수액은 1조2천609억원이다.
이번 의결로 농지를 농산어촌 체험시설(100%·영구), 태양광 발전 시설(50%·한시), 새만금지역 시설(50%·한시) 등으로 전용하면 부담금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농어민 소득 증가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농지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로 전기를 생산하면 이 전기를 팔 수 있다. '사과 와인 생산 체험 시설' 등 농산어촌 체험시설을 지으면 소득 증가에 이바지할 수 있다.
농가 호당 농업소득은 2014년 1천30만3천원에서 지난해 1천6만8천원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새만금 지역 감면 적용은 내년 1월 연륙교 개통예정인 고군산군도 관광지역 개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아울러 기업투자 부담 완화 등을 위해 올해 연말까지 감면이 종료되는 대상의 기간을 2년 연장하기로 했다.
감면 연장 대상 시설은 경제자유구역 및 기업도시개발구역에 설치하는 시설, 관광진흥법에 따른 관광지 및 관광단지, 전통사찰 유형 문화유산 보존 시설, 공공건설 임대주택 사업용지 등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의약품 사용으로 소비자에게 발생하는 부작용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의약품 제조·수입업자에게 부과하는 부담금도 줄여주기로 했다.
2014년 도입된 이 부담금은 품목별 공급금액과 품목별 계수에 요율 0.047%를 곱해 부과금액을 산출하는데, 이 요율을 0.027%로 인하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보상해 주고 남은 재원규모가 105억원으로 안정적 운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요율 인하를 결정했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2017년도 부담금운용평가 결과도 보고됐다.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부담금 평가단은 올해 4월부터 산업·환경·문화·금융 분야 42개 부담금을 평가했다.
평가단은 원인자 부담원칙에 부합하지 않거나 실효성 없는 부담금을 폐지하고 유사 부담금은 통합하며 부과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는 전기사용자일시부담금 등 2개 부담금은 폐지하고, 환경개선부담금은 조건부로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환경개선부담금은 환경오염이 아닌 경유차 소유자에게만 부과해 사실상 준조세 성격이 있고,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이중으로 부과된다는 점 등으로 논란이 있던 부담금이다.
평가단은 즉시 폐지하면 환경개선 재원에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재원을 대체할 방안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폐지하도록 권고했다.
또 회수부과금과 재활용부과금은 통합하고, 전력산업기반기금부담금 등 7개 부담금은 부과기준을 개선하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평가단 권고사항을 토대로 각 소관 부처와 협의해 제도 개선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환경개선부담금은 꾸준히 논란이 있던 부분이라 이미 환경부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환경개선 특별 재원은 필요한 만큼 다른 형태의 재원을 어떠한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를 앞으로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2vs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