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 반대 여론에도 지지율 상승 믿고 개헌 강행
유권자 51% "아베, 내년 가을 자민당 총재 3연임 반대"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급상승했지만, 일본 유권자들의 절반 이상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제안한 방식의 개헌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교도통신이 1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이전 조사(9월2~3일) 때에 비해 5.0%포인트 증가한 49.5%를 기록하며 50%에 육박했다.
지지율 상승에는 자민당의 총선 압승과 4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여권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자는 아베 총리의 제안에 대해서는 52.6%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찬성 38.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월 평화헌법 규정인 헌법 9조의 기존 1항(전쟁·무력행사 포기)과 2항(전력보유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을 그대로 놔둔 채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일단 개헌에 성공한 뒤 2항을 다시 개정해 일본을 전쟁가능한 국가로 변신시키겠다는 야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지난 10.22 총선에서의 승리 이후에는 개헌 추진에 한층 더 속도를 내고 있다.
개헌 반대 여론이 높은데도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안정을 바라는 마음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만 개헌은 싫어하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 내각은 지지율 상승 국면을 이용해 개헌 추진에 힘을 쏟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총리 재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 문제와 관련해) 여야당의 폭넓은 합의를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며 개헌 추진 의지를 명확히 했다.
한편 지지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에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아베 총리가 내년 가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3연임을 이뤄 총리직을 계속 맡았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는 51.2%가 "계속 하지(총리직을 맡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해 "계속 했으면 좋겠다"는 응답 41.0%보다 많았다.
여권이 3분의2 이상 의석을 확보한 총선 결과에 대해서는 "좋았다"(32.5%)는 응답과 "좋지 않았다"(28.7%)는 대답의 비율이 비슷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