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욱아, 너는 소중한 아이야'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소아마비 장애를 딛고 국내 대표적인 아동문학가로 우뚝 선 고정욱 작가가 자전적인 삶과 문학의 기록을 담은 책 '정욱아, 너는 소중한 아이야'(도서출판 산하)를 펴냈다.
어머니가 귀한 아들에게 소아마비 예방주사를 두 번이나 맞혔음에도 돌 무렵에 소아마비에 걸려 장애인이 된 이야기부터 시작해 장애로 인해 겪어야 했던 세상의 편견과 차별, 책을 접하며 새로운 세계에 눈뜨게 된 문학 소년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겼다.
작가는 부모님의 헌신과 착한 동생들, 마음씨 고운 친구들 덕분에 밝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었지만, 이사를 할 때마다 자신만 빼놓고 가버릴지 모른다는 불안에 사로잡히거나 집에 불이 났는데 아무도 자신을 챙기지 않아 스스로 짐짝처럼 여기기도 한다.
그는 아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면서도 굳건하게 키운 어머니 덕에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졸업식 때 '장한 어머니상'을 받게 됐다는 소식에 선생님에게 "몸이 불편한 자식을 업고서라도 학교에 다니지 않을 어머니가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라며 상을 거절하고, 아들에게는 "장애는 부끄러운 일도 아니지만, 상 받을 일도 아니다", "누가 뭐래도 너는 정말 소중한 아이야"라고 말한다. 아들은 그 말을 듣고 다시는 장애 때문에 눈물 흘리지 않기로 굳게 마음먹는다.
국문학을 공부하고 한 신문사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는 자신의 세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한다. 자신처럼 장애를 지닌 아이를 주인공으로 쓴 작품들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국내 아동문학의 지평을 넓혔다. 뇌병변 장애를 가진 아이를 주인공으로 세운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주인공으로 한 '안내견 탄실이'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는 이번 책의 말미에 "처음엔 조금 무거운 마음으로 장애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장애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독자들을 만나면서 용기와 힘을 얻었다"며 "내가 뿌리를 내린 이 땅에서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피우고 싶다"고 했다.
작가는 굴곡 많았던 삶의 여정을 고백하면서도 한 편의 동화처럼 부드러운 감성으로 어린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128쪽. 1만원.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