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t 트럭에 기름통 196개 7.8t?…창원터널 앞 폭발 꼬리무는 의문

입력 2017-11-03 12:24   수정 2017-11-03 14:23

5t 트럭에 기름통 196개 7.8t?…창원터널 앞 폭발 꼬리무는 의문

윤활유 폭발력 논란에다 안전규정 준수 의문… 76세 고령 운전자, 터널안 '지그재그 운전'은 왜?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창원터널 앞 폭발·화재 사고와 관련해 의문점이 꼬리를 물고 있다.






먼저 지난 2일 발생한 사고의 1차 원인이 된 5t 화물 트럭에 실린 유류 종류다.

경찰은 사고 당시 트럭의 뚜껑 없는 적재함에 산업용 윤활유(절삭유)와 방청유 등이 200ℓ 드럼통 22개와 20ℓ 통 174개에 실려 있었던 것으로 봤다.

소방당국은 인화성 액체인 이 유류를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제4류 위험물로 판단했다.

그러나 유류가 제4류 중에서도 세부적으로 어떤 종류에 해당하는지는 파악이 안 돼 확인 중이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폭발음이 수 차례 있었다는 목격자 증언 등에 미뤄 윤활유와 방청유 이외에도 다른 폭발성 유류가 실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겨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다.

트럭이 위험물을 실제 과적한 상태로 달렸는지와 그 경위도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트럭에 실린 유류는 모두 7천880ℓ로, 7.8t가량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현재 과적을 한 것으로 보는 이유다.

트럭 운전자 윤모(76·사망) 씨는 사고 당일 울산의 한 화주로부터 넘겨 받은 기름통을 싣고 창원시내 회사에 배달을 가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울산 회사 2곳에서 받은 남품내역서를 근거로 트럭에 실렸던 기름통 숫자를 파악했다.

트럭은 모 물류회사 소속으로 명의가 등록됐지만 경찰은 윤 씨가 사실상 개인 사업자로 일을 것으로 보고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를 통해 당일 과적하게 된 경위를 확인하는 한편 관련 법 검토를 통해 화주 등 관계자 책임 여부도 가리기로 했다.






사고 직후 트럭에 실린 드럼통 수십 개가 반대편으로 맥없이 나뒹군 점에서 운행 전 위험물이 제대로 고정됐는지도 규명해야 한다.

또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위험물 종류에 따라 정해진 지정수량을 넘겨 운반할 경우 차에 위험성을 알리는 표지를 설치해야 한다.

트럭이 상당 부분 불에 탄 상태여서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경찰은 향후 조사에서 트럭이 운행 전 위험물 운반에 관련된 안전 조치를 이행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사고 직전 트럭이 창원터널 내부에서부터 "지그재그로 달렸다"는 다른 차 운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차량의 기계적 결함이 있었는지도 밝혀야할 부분이다.

경찰은 트럭이 2001년식으로 다소 노후한 만큼 브레이크 파열 등 기계 결함 가능성을 확인하려고 이날 관계 기관 합동 감식을 했다.

아직 관련성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윤 씨가 고령인 점에 미뤄, 병력이 있었는지와 졸음운전을 했는지 여부도 경찰이 살펴보기로 했다.

경찰은 이를 위해 윤 씨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또 사고가 잦은 창원터널 구조가 이번 사고에도 영향을 줬는지 도로교통공단과 확인하기로 했다.

창원터널은 터널 구간만 2.34㎞에 이를 뿐만 아니라 양 방향 모두 경사도가 5% 이상인 도로와 연결돼 있다.

터널이 긴 데다 오르막으로 터널로 진입해 통과 후에는 내리막길로 연결되는 탓에 낡은 차 등이 터널 안에서나 그 주변에서 자주 사고를 일으킨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경찰 측은 "트럭이 불에 타 육안으로 당장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 많지 않다"며 "위험물 운반 규정을 준수했는지 등을 포함한 전반적 사항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지만 원인 규명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k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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